기획재정부가 월례 보고서 그린북(최근 경제 동향)에서 6개월 연속으로 "경기 둔화가 우려된다"는 진단을 내렸다. 한국 경제의 성장 동력인 수출이 부진한 가운데 정부는 소비자·기업의 심리 냉각이 경기 둔화 속도를 높일 가능성을 주시하고 있다.
기재부는 11일 공개한 그린북 11월호에서 6개월 연속 경기 둔화 가능성을 제시했다. 기재부는 보고서에 "대외요인 등으로 높은 수준의 물가가 지속되고 경제 심리도 영향을 받는 가운데 수출이 부진한 모습을 보이는 등 경기 둔화 우려가 지속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그린북에선 지난달에는 없었던 ‘수출이 부진한 모습’이란 표현이 추가됐다 지난달(수출회복세 약화)과 비교하면 수위가 높아졌다. 10월 수출은 반도체, 철강 등 주력품목 부진으로 전년 동월 대비 5.7% 감소했다. 일평균 수출액도 작년 10월 26억5000만달러에서 지난 10월 24억4000만달러로 7.9% 줄었다.
이승한 기재부 경제분석과장은 "당분간 (수출) 플러스 전환이 만만치 않은 상황"이라며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IT 수출이 주력 수출품목인데 그 부분이 좋지 않고 미국발 주요국의 금리인상, 통화긴축 가속화 영향으로 전반적인 세계경기와 교역량 자체가 다소 둔화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소비자 및 기업들의 심리 냉각 양상에도 주목했다. 10월 소비자심리지수(CSI)는 88.8포인트로 전월 대비 2.6포인트 하락했다. 전산업 기업경기실사지수(BSI)도 10월 실적 76포인트를 기록해 전월 대비 2포인트 하락했다. 9월 선행종합지수 순환변동치는 99.2포인트로 전월 대비 0.1포인트 낮아졌다. 6월(99.7포인트)이후 4개월 연속 하락세다.
9월 지출은 소매판매가 전월 대비 1.8% 설비투자가 전월 대비 2.4% 감소했다. 이 과장은 "소비자심리지수는 물가와 부동산·주식 등 자산시장 등 크게 2가지 영향을 받는다"며 "지금 2개 다 전반적으로 좋지 않은 방향으로 작동했던 게 소비자심리의 전반적 하락세로 나타나고 있다"고 진단했다.
기재부는 "글로벌 인플레이션 지속, 주요국 금리 인상 기조,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 중국의 봉쇄 조치 등 글로벌 금융시장 변동성 변수 지속으로 하방 위험 지속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향후 경제정책 기조에 대해선 "물가와 민생 경제 안정을 위해 총력 대응하면서 수출·투자 활력 제고와 대내외 리스크 관리에 만전을 기하고 구조 개혁 노력도 가속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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