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전력거래소에 따르면 SMP는 지난 7월 ㎾h당 151.85원, 8월 197.74원, 9월 234.75원으로 높아졌다. 4분기 들어선 지난달 253.25원으로 높아졌고 이달 들어선 10일 259.79원까지 치솟았다. 반면 한전의 전력판매가는 ㎾h당 120원이 채 안 된다. ㎾h당 250원 넘는 가격에 전력을 사 와 130원가량 손해 보고 파는 상황이 이어지는 것이다.
지금 추세라면 4분기엔 적자 폭이 더 커질 전망이다. 현재 증권사가 예상하는 한전의 올해 영업적자는 31조원가량이다. 한전이 3분기까지 약 21조8000억원의 적자를 낸 걸 감안하면 4분기 적자는 9조2000억원에 달할 것이라고 증권사들은 보고 있다. 이 정도 적자만 나도 분기 기준 사상 최대다. 하지만 정부와 한전에선 한전의 올해 연간 적자가 35조원까지 늘어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실제 한전의 4분기 전력판매량이 전년 동기(13만1919GWh, 1GWh=100만㎾h) 수준만 기록하고 전력 도매가가 지금 수준을 유지한다고 가정하면 4분기 영업적자는 13조원대로 불어날 수 있다.
한전이 ‘눈덩이 적자’를 기록하면서 한전채 발행이 계속 늘어날 수밖에 없고, 그 결과 채권시장 혼란도 장기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정부가 한전채 발행을 줄이기 위해 은행 대출을 늘리기로 했지만 대출만으로는 자금 조달에 한계가 있는 게 현실이다.
게다가 정부는 한전채 발행 한도 증액도 추진하고 있다. 한전은 ‘자본금과 적립금을 합한 금액의 두 배’만큼만 회사채를 찍을 수 있다. 올해 발행 한도는 91조8000억원이다. 전날 기준 한전채 누적 발행액은 65조8000억원이었다. 문제는 올해 적자가 커지면서 내년에는 한전채 발행 한도가 20조원대까지 떨어질 수 있다. 정부가 한전채 발행 한도를 늘리려는 이유다.
한전의 영업적자와 자금시장 혼란을 막기 위한 해법은 전기요금 인상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한전은 3분기에 전기요금을 ㎾h당 5원 올렸고 4분기에는 주택용의 경우 ㎾h당 7.4원, 산업용은 ㎾당 11.9~16.6원 인상했다. 하지만 이 정도론 적자를 만회하기에 역부족이다. 한전은 ㎾h당 50원 이상 인상을 요구했었다. 강성진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전기요금을 올려야 한전 적자를 해소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소현 기자 alp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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