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체 간편결제 시스템 구축을 완성해 핀테크 사업에 진출하는 게 컬리의 궁극적인 목표다. 코로나19 이후 온라인 거래가 확대됨에 따라 국내 e커머스 간편결제 이용 금액이 하루 평균 7232억원에 달할 정도로 불어나서다.
소비자가 카카오·네이버페이 등을 통해 e커머스에서 결제하면 전자지급결제대행(PG) 사업자는 이 결제정보를 신용카드사로 보내고 수수료를 받는다. 대표적인 PG사로는 KG이니시스, 다날 등이 있다.
쿠팡과 SSG닷컴 등 대부분 e커머스 기업은 외부 PG사를 이용해 간편결제 서비스를 제공하지만, 컬리는 이례적으로 PG 사업으로까지 영역을 확장했다. PG 업체 페이봇을 지난해 9월 인수해 결제 및 정산 구조를 일원화하고 있다.
컬리가 PG사를 인수해 통합 결제시스템을 도입한 주요 이유로는 주력 상품인 신선식품의 낮은 마진율이 꼽힌다. 신선식품은 보관·배송 과정에서 물류비가 많이 들고, 예기치 못한 재고 손실도 발생할 수 있다. 컬리는 쿠팡과 달리 임차한 물류센터가 많아 이에 따른 고정비 부담도 크다.
자체 결제망을 확보해 각종 페이업체와 PG사로 들어가는 수수료를 최대한 줄이려는 게 컬리의 복안이다. 카카오·네이버페이는 1%에 가까운 수수료를, PG사는 2%대 수수료를 받고 있다.
e커머스 업체들이 페이시장에 진출하면 결제 시간을 단축해 소비자의 이용 편의성을 높일 수 있다. 자체 간편결제 시스템이 적용되면 대행사 이용 시 3초 이상 걸리는 결제 시간을 1초 이내로 줄일 수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소비자들은 결제 시간이 길어지면 구매를 취소하는 경우가 많은데, 자체 페이를 도입하면 비밀번호만 입력해 결제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수의 이용자를 기반으로 핀테크 사업 진출을 노릴 수도 있다. 쿠팡의 쿠페이 이용자는 1000만 명에 달한다.
SSG닷컴의 SSG페이는 900만 명의 이용자를 확보하고 있다. 쿠팡은 지난 5월 핀테크 자회사 쿠팡페이 아래에 쿠팡파이낸셜을 설립하고, 입점 사업자를 대상으로 자금을 빌려주는 캐피털 사업에 진출했다.
배정철 기자 bjc@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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