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이 중미(中美)와 손잡을 때

입력 2022-11-14 16:17   수정 2022-11-14 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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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미니카공화국 페소화의 미국 달러 대비 가치가 올해 들어 지난달까지 7.4% 절상됐다. 원화에 비하면 30% 높아졌다. 이처럼 비싼 현지화에 아랑곳하지 않고 북미, 유럽의 글로벌 기업이 중미(中美)를 대표하는 인구 1000만의 나라에 몰려오고 있다. 최근 도미니카공화국을 비롯한 중미 지역의 지정학적 가치가 나날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도미니카공화국이 그렇다. 이 나라의 외국인 투자는 지난해 31억달러를 넘어서며 역대 2위를 기록했다. 올해도 마찬가지다. 상반기에만 약 20억달러가 유입되면서 15%를 웃도는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런 변화의 배경엔 미국의 프렌드쇼어링(Friend-shoring) 강화 정책이 있다. 도미니카공화국은 중미 5개국과 함께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했다. 캐나다, 멕시코를 제외하면 지리적으로 미국과 가장 가까운 나라다. 작년 9월 파나마, 코스타리카와 함께 ‘민주주의 제도 강화를 위한 동맹’을 결성한 후 미국의 대외정책에 공조하고 있다. 미국도 우호적이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 6월 ‘경제 번영을 위한 미주 파트너십 구상(APEP)’을 발표하며 중남미와의 동맹 강화를 공식 선언했다.

미국은 20개 국가와 FTA를 체결했다. 이 중 미국과 접근성이 좋고 투자 비용이 상대적으로 낮은 중미 지역은 미국의 FTA 네트워크에서 경제 규모는 4.2%, 국토 면적은 3.6%를 차지하고 있다. 지금 이 비좁은 문에 글로벌 기업이 몰려들고 있다.

지금 중미는 한국 기업을 원하고 있다. 정확히 말하면 한국의 자금과 기술력을 필요로 하고 있다. 한국은 중미지역의 균형개발 및 경제통합을 위해 설립된 중미경제통합은행(CABEI)에 9%를 출자한 2대 역외 출자국이다. 작년 8월부터 영구이사직을 수임해 중미지역 경제개발 자금 지원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중국은 미국 경제 의존도가 높은 중미지역 특성상 진출에 제약이 많은 상황이다.

중미 국가들은 코로나19 이후 정치 이념에서 벗어나 경제발전, 빈부격차 완화 등 실질적인 삶의 질 개선에 대한 국민적 요구에 직면하고 있다. 특히 국가 인프라 재건에 역점을 두고 있으며, 한국 기업의 기술력과 공기(工期) 준수에 대한 능력을 최고로 평가하고 있다. 도미니카공화국에서도 한국 기업이 2020년 전후로 전력망 건설, LNG 터미널 건설 등의 프로젝트를 잇달아 수주하고 있다. 2023년 이후 국제공항, 발전소, 철도 건설 프로젝트 등의 수주도 유력시되고 있다. 중미와의 무역 패러다임이 진화하고 있다는 점도 염두에 둬야 한다. 2021년 3월 한·중미 5개국 FTA가 전체 발효됐다. FTA 협상에 불참했던 도미니카공화국은 작년 10월 외교부 차관이 방한해 한국 정부에 한·중미 FTA 가입 의사를 밝힘에 따라 중미지역과의 자유무역 확대를 눈앞에 두고 있다.

한국의 대(對)도미니카공화국 수출은 코로나19 이후 급증해 지난해 역대 최고액인 3.1억달러를 기록했다. 올해에도 증가세를 지속해 역대 최고 수출액과 무역수지 흑자를 기록하고 있다. FTA를 통한 자원, 자본, 인력, 기술로의 교역 확대가 기대된다. 신(新)냉전 시대의 국제질서 변화 속에서 중미가 새로운 ‘기회의 땅’으로 떠오르고 있다. 양측의 필요로 한국의 진출 기회가 더욱 확대되고 있다. 지금이 중미와 손잡을 적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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