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img.hankyung.com/photo/202211/AA.31811100.1.jpg)
서울 강서구의 전용면적 59㎡ 아파트에 거주하는 직장인 김모씨(37)는 늘어난 짐들 때문에 이사를 고민했지만 금리 부담에 엄두를 내지 못했다. 그는 “짐은 나날이 늘고 있지만 이미 대출 이자만 100만원을 내고 있어 이사는 꿈도 못 꾸고 있다”고 말했다.
올초 그가 찾아낸 대안은 개인 창고 서비스다. 월 7만~8만원 수준의 사용료를 내고 큰 부피를 차지하는 캠핑용품을 맡겼다.
집안 내부의 효율적 활용을 위한 공간 ‘아웃소싱’ 서비스가 빠르게 자리잡아 가고 있다. 금리 부담으로 더 큰 평형으로 이사가 여의치 않은 상황도 맞물린 여파로 풀이된다.
![](https://img.hankyung.com/photo/202211/AA.31811869.1.jpg)
셀프스토리지는 대형 물류센터와 달리 접근성을 고려해 대부분 도심에 자리한다. 도심 대로변이나 지하철 역사 내에 있기도 하다. 글로벌 종합 부동산 서비스회사 존스랑라살(JLL)에 따르면 올 5월 기준 국내에 200여 개 셀프스토리지 지점이 운영되고 있다. 지역별로는 서울과 경기에 각각 52.0%, 31.9%가 몰려 있다. 이어 부산, 인천에 각각 8.8%, 4.9%가 분포돼 있다.
최근 금리 인상으로 주거비 부담이 커진 수요자들이 대안으로 찾는 사례가 많다. 임차 계약기간이 유연하고 임대료가 낮은 점이 인기 요인이다. 셀프스토리지 서비스는 분양형보다 월 단위 임대형이 많다. 월 임대료는 창고의 크기에 따라 편차가 있다. 미니창고 다락의 경우 바닥 면적 1㎡(가로 1m×세로 1m), 높이 2m의 이용료가 월 10만원 수준이다. JLL에 따르면 국내 수요자들이 이용하는 셀프스토리지 창고의 부피와 월 임대료 중위값은 약 2.8㎥당 12만원 수준이다.
동시에 최소한의 물건을 유지하면서 사는 ‘미니멀 라이프’ 트렌드로 가정 내 물건을 비우려는 수요 역시 커졌다. 미니멀 라이프 트렌드는 물건을 소유하지 않고 공유하는 ‘공유경제’ 산업을 발달시켰다. 공유경제란 플랫폼 등을 활용해 자산이나 서비스를 다른 사람과 공유해 사용함으로써 효율성을 높이는 모델이다. 임차 방식으로 창고를 빌려 쓰는 셀프스토리지 서비스도 이에 해당한다.
기존 창고 산업에서 보지 못했던 새로운 시도도 나타나고 있다. 최신식 스토리지는 무인으로 운영되지만 방문자의 공포감을 줄이기 위해 항상 불이 켜져 있고 음악도 흘러나온다. 향기 마케팅을 적용한 곳도 있다. 온도와 습도를 조절해 고급 의류를 보관할 수도 있다.
심혜원 JLL 리서치팀장은 “셀프스토리지는 미국 등 도시화가 빠르게 진행된 나라에서 주로 활성화되고 있는 산업”이라며 “국내는 아직 사업 초기지만 1~2인 가구가 늘어남에 따라 향후 수요가 많아지고, 이에 따라 임대료도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이혜인 기자 hey@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