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금융투자소득세 유예론에 대해 당 소속 상임위 의원이 공개적으로 반기를 들고나오면서 금융투자소득세를 둘러싼 당내 논란이 일 전망이다.
더불어민주당 기획재정위원회 간사인 신동근 의원은 15일 페이스북을 통해 이 대표의 금융투자소득세 유예론에 대해 "어떤 어려움이 있더라도 시행에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이 대표는 전날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서 현 시장 상황을 고려해 금융투자소득세를 유예하자는 취지로 발언했다.
신 의원은 "지난주 목요일(10일) 민주당 기재위원 일동은 예정대로 내년부터 금융투자소득세를 시행해야 한다는 입장문을 발표했다"며 "민주당 기재위 간사로서 어떤 어려움이 있더라도 기재위원 전원의 결의에 충실하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이 대표의 발언을 '어떤 어려움'이라고 표현한 것으로 해석된다. 민주당 기재위원들은 지난 10일 공동입장문에서 "금융투자소득세는 2020년 여야 합의에 따라 입법화된 만큼, 예정대로 2023년 1월 1일부터 시행해야 하는 점을 재확인한다"고 한 바 있다.
윤석열 정부는 금융투자소득세 시행을 2년 미룬다고 했다. 기획재정부 등에 따르면 정부는 금투세를 당초 도입 시점보다 2년 늦춘 2025년부터 시행하는 내용의 세법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현행 세법에 따르면 상장 주식 종목을 10억원 이상 보유하거나 주식 지분율이 일정 규모(코스피 1%·코스닥 2%·코넥스 4%) 이상인 '대주주'는 주식 양도 차익에 대해 20%(과세표준 3억원 초과는 25%)의 세금을 부과한다. 이 외 투자자는 현재 양도세를 내지 않고 증권거래세만 낸다. 여야는 합의를 통해 지난 2020년 12월 금투세 관련법을 통과시켰고, 내년 1월 시행을 앞둔 상황이다.
금투세는 주식을 비롯한 금융상품 투자로 얻은 수익이 연간 5000만원을 넘으면 수익의 20%(3억원 초과분은 25%)를 세금으로 부과하는 제도다. 현행 세법에 따르면 상장 주식 종목을 10억원 이상 보유하거나 주식 지분율이 일정 규모(코스피 1%·코스닥 2%·코넥스 4%) 이상인 '대주주'는 주식 양도 차익에 대해 20%(과세표준 3억원 초과는 25%)의 세금을 부과한다.
민주당은 이를 '부자 감세'라며 반대해왔다. 민주당은 금투세 대상인 주식 투자 수익 5000만원 이상 투자자는 상위 1%의 부자들, 이른바 '왕개미'이기 때문에 일반 투자자들에게 영향이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글로벌 가상자산 거래소 FTX의 파산 신청으로 가상자산 시장 전반의 위기 속에서 이들 '왕개미'들이 세금을 피하려고 시장을 떠날 경우 증시 전체에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국민의힘은 전날 가상자산특위 간담회를 열고 "금투세를 당분간 유예하고, 주식시장에 희망을 줄 수 있도록 정부안 통과에 협조해 주길 부탁드린다"며 민주당의 협조를 요청한 바 있다. 당장 내년 1월 금투세 시행 여부를 두고 여야 갈등과 함께 논란이 가열되면서 개미 투자자들을 비롯한 시장의 혼란도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달 12일에는 국회 국민동의 청원 게시판에는 '명분도 없고 실익도 없는 금투세를 예정대로 유예해 달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이 글은 2주 만에 5만 명이 동의하면서 국회 기재위에 정식 회부됐다.
기재부에 따르면 최근 10년간 평균 주식거래 내역을 바탕으로 산출한 결과, 금투세가 도입될 경우 과세 대상자는 15만 명으로 추산된다. 금투세 시행으로 인한 세 부담은 약 1조5000억원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날 오후 예정된 민주당 의원총회에서도 금투세 유예에 대한 의원들간 찬반토론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오영환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오전 원내대책회의 이후 기자들과 만나 "지금 당장 결정될 바를 말씀드리고 그럴 단계는 아니다"라며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고 있으며, 정무위·기재위 등 관련 상임위에서 전문성 있는 의견을 수렴해 빠르게 당의 입장을 확고하게 정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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