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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죽을 엮은 특유의 디자인으로 유명한 이탈리아 패션 브랜드 보테가 베네타가 평균 두자릿수 상승률로 가격 인상을 단행했다.
16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보테가 베네타는 지난 15일 가방과 구두, 액세서리 등 전 제품 가격을 평균 14% 수준으로 인상했다.
통통한 가죽을 교차한 디자인의 '패딩 카세트 백' 등 주요 제품 가격이 일제히 올랐다. 16% 오른 카세트백을 비롯해 크기가 작은 가방들은 대부분 두자릿수 상승률을 기록했다. '미디엄까바백', '라지까바백' 등 1000만원이 넘는 가방들도 9~11%의 가격 인상률을 기록했다.
올해 가격 인상은 처음이지만 지난해 세 차례 가격을 올린 만큼 체감 상승폭이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라지까바백(썬더·제스트워시드 색상 기준)의 경우 단번에 110만원 넘게 뛰어 1243만5000원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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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품을 구입하기 위해 줄을 서 매장 개점을 기다리는 '오픈런' 현상이 이어진 샤넬은 이달 2일 한국 매장 내 전 제품 가격을 3∼11% 인상했다. 올해 8월 이후 세 달 만에 가격을 올려 지난해에 이어 올해 들어서도 네 차례 가격을 올렸다.
예물로 인기를 끈 모델인 클래식 플랩백의 미디움 사이즈는 1239만원에서 1316만원으로 가격이 6% 인상됐다. 지난해 1124만원이던 해당 모델 가격은 1년 만에 약 17% 상승했다. 같은 모델 라지 역시 1335만원에서 1420만원으로 6% 올랐다.
앞서 10월에는 루이비통이 올해 두 번째 가격 인상을 실시했다. 올 2월 이후 약 8개월 만에 3% 내외 가격을 올렸다. 공식 앰버서더(홍보대사)의 이름을 따 '정호연 백'으로 불리는 '트위스트 MM' 가격은 620만원에서 639만원으로 3%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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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1월에는 '명품 중의 명품'으로 불리는 에르메스가 가격을 5∼10% 올린다고 지난 3분기 실적 발표 당시 밝힌 바 있다.
각 브랜드는 가격 인상 배경으로 세계적 물가 상승 속 자재 가격 상승분 등을 반영했고, 달러화 강세로 인한 고환율 속 가격 맞추기 등이 필요했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일각에선 과시적 소비에 나서는 소비자의 심리를 이용해 희소성을 더하기 위한 전략이란 해석을 내놓고 있다. 명품은 그동안 가격이 오르는데도 허영심 또는 과시욕 때문에 수요가 줄지 않는 '베블런 효과'를 마케팅 전략에 활용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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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이비통, 디올 등이 속한 세계 최대 명품 그룹인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와 브랜드 구찌 등을 거느린 케링그룹 등은 최근 시장 예상치를 뛰어넘는 3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LVMH는 지난 3분기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9% 늘어난 197억6000만유로(약 27조348억원)의 매출을 거뒀고, 케링 매출은 14% 증가한 51억4000만유로(약 7조317억원)를 기록했다. 에르메스는 올해 3분기 매출이 31억4000만유로(약 4조2956억원)로 24% 뛰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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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장기화 속 중국의 '제로 코로나' 정책으로 중국인의 씀씀이가 주춤했지만 달러화 강세 효과를 톡톡히 봤다는 분석이다. 미국인들이 강(强)달러에 힘입어 유럽 등지에서 상대적으로 낮은 체감 가격에 명품을 사들일 수 있었다는 것. 이와 함께 일본과 한국 등 아시아 국가의 꾸준한 수요도 이어졌다. 일례로 LVMH의 3분기 지역별 매출 증가율은 유럽이 36%에 달했고, 일본과 미국은 각각 11%, 30%로 집계됐다.
류재홍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LVMH의 올해 3분기 누적 매출은 28% 늘었는데 8%는 환율 영향이었다. 강달러로 인해 명품 소비 중심이 미국에서 유럽으로 옮겨갔다고도 밝혔다"고 설명했다.
인기 제품을 재판매하는 리셀테크(리셀+재테크) 시장이 커지면서 샤넬과 에르메스 등의 경우 수요에 비해 공급이 부족한 점도 몸값을 끌어올렸다는 분석도 있다.
그러나 국내 소비자들은 연말 선물 특수를 앞두고 돌연 가격을 올리는 브랜드의 정책에 당혹스럽다는 입장이다.
연말 선물 구입을 고민하던 30대 소비자 A씨는 "사려고 보던 가방 가격이 2019년에는 400만원대였는데 지금은 700만원대"라며 "원·달러 환율이 내려가면 가격을 인하할지 과연 의문"이라고 볼멘소리를 했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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