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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트래블 리테일(공항 등에서 면세품을 파는 사업) 업계 2위인 롯데면세점이 베트남 중부 휴양도시 다낭에 13번째 해외 면세점을 열었다. 베트남에서만 4호점이다. 롯데는 베트남을 포함해 싱가포르 호주 등 아시아·태평양 지역을 아우르는 ‘롯데 듀티프리(면세 유통) 벨트’를 구축 중이다. 중국 여행객들이 해외로 가는 길목에 길게 그물망을 쳐 놓겠다는 전략이다.
롯데면세점은 올해 들어 본격화한 엔데믹(감염병의 풍토병화)에 대비해 ‘역발상 투자’를 꾸준히 해 왔다. 지난 5월엔 호주 시드니시내점을 개장했다.
내년에는 싱가포르 창이공항점 오픈을 앞두고 있다. 롯데면세점 관계자는 “글로벌 명품 시장의 최대 고객인 중국이 해외여행을 본격화하는 때에 대비하려는 차원”이라며 “한국 베트남 싱가포르 호주를 거점으로 삼아 밖으로 나가는 중국 큰손들을 롯데 벨트 안에 묶어둘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세계면세점의 해외 점포는 없다. 해외 시장을 적극 개척한 덕분에 롯데면세점은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6조1030억원의 매출을 올려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코로나19 창궐 후 2년여간 부진을 면치 못하다가 지난 14일 발표된 3분기 실적에선 358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둬 적자 탈출에 성공했다. 매출도 1조2766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32.9% 증가했다. 회사 측은 “한국 고객이 1년 전보다 150% 증가한 데다 동남아 단체관광객 약 1만 명을 유치한 게 도움이 됐다”며 “재고를 효율적으로 관리한 것도 흑자 전환의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코로나19 이후 상황이 바뀌고 있다. 중국이 하이난을 중심으로 자국 면세산업을 적극 육성하면서 글로벌 1위 자리도 중국 업체(CDFG)에 넘어갔다.
이 산업의 중국 의존도는 갈수록 커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LVMH 등 명품 업체들이 최신 상품을 중국 상하이, 베이징 백화점에 먼저 선보일 정도”라고 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백화점이 공간을 빌려주는 수준에 불과하다면, 면세점은 유명 브랜드에서 상품을 직접 매입해 재고 관리를 해가며 소비자에게 판매하는 차원 높은 유통 채널”이라며 “트래블 리테일을 키워야 LVMH 등 명품 업체와의 협상력을 강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박동휘 기자 donghui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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