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창업자 "죽기 전 재산 대부분 기부할 것"

입력 2022-11-15 11:04   수정 2022-12-15 00:02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창업자가 전 재산을 평생 기부할 거라고 선언했다. 그가 재산의 상당 부분을 평생 기부한다고 공언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14일(현지시간) 베이조스 아마존 이사회 의장은 여자친구 로런 서머스과 함께 CNN과 인터뷰하며 평생 재산의 대부분을 기부할 의향을 묻는 질문에 “그렇다”며 “재산을 나눠줄 수 있는 준비를 하고 있다”고 답했다.

베이조스 의장은 “전 세계에서 중대한 문제들이 많다. 이러한 문제들을 끝내는 방법은 함께 노력하는 것”이라며 “기후변화에 맞서고, 정치적으로 분열된 인류를 통합할 수 있는 사람에게 지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베이조스 의장은 기부금을 어떻게 쓸지에 대해선 명확하게 밝히지 않았다.

다만 자선활동의 초점은 통합에 있다고 밝혔다. 베이조스 의장은 “지금 상황이 마음에 들지 않는 이유 중 하나가 바로 분열이다”라며 “종종 사람들은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수단으로 갈등을 활용한다. 그다지 좋은 수단이라고 생각하진 않는다”고 했다.

베이조스 의장은 여자친구인 산체스와 함께 기부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밝혔다. “레버리지를 활용해 기부금을 운용할 방법을 찾고 있다”며 “쉽지 않지만 기부 효과를 극대화할 방법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CNN에 따르면 베이조스 의장의 재산은 이날 기준으로 1240억달러(약 164조원)에 달한다. 한동안 세계 1위 부호 자리를 지켜왔지만 2019년 전부인 매켄지 스콧과 이혼하는 과정에서 자산을 분할하며 순자산 규모가 급격히 줄었다. 블룸버그억만장자지수에 따르면 베이조스 의장은 세계 4위를 차지했다.

베이조스 의장은 지금껏 자신이 관심 갖는 분야에 지원금을 전달했다. 지난해 11월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개인 재단인 오바마 재단에 1억달러를 기부했고, 2020년에는 베이조스 지구 기금을 통해 기후변화와의 전쟁에 100억달러를 내놓겠다고 공약했다. 앞서 노숙자 돕기와 어린이 교육을 위해 20억달러를 출연하기도 했다.

그는 잇따른 기부에도 인색하다는 평판을 얻었다. 재산 기부 의사를 명확하게 밝히지 않아서였다. 세계 억만장자 기부클럽인 ‘더 기빙 플레지(The Giving Pledge)’에도 동참하지 않았다. 빌 게이츠와 워런 버핏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이 공동 설립한 재단으로 28개국 억만장자 230여명이 이름을 올렸다. 보유한 재산의 절반 이상을 기부하는 게 목적이다. 베이조스 의장의 전 부인도 여기에 이름을 썼다.

같은 날 베이조스 의장의 전 부인의 기부 내용도 공개됐다. CNN은 미디엄 포스트를 인용해 매켄지 스콧이 지난 7개월 동안 300개 이상 비영리 기구에 20억달러 이상 지원했다고 보도했다. 스콧은 베이조스 의장과 이혼한 뒤 더 활발하게 기부활동을 펼쳤다. 지금껏 1500여개 이상의 조직에 144억달러를 전한 것이다.

지원하는 분야와 주제도 다양하다. 스콧이 지원한 프로그램 종류는 이민자 지원부터 어린이 교육까지 다채롭다. 지난달 미국 걸스카우트는 역대 개인 기부금 중 가장 많은 금액인 8450만달러를 스콧으로부터 지원받았다고 발표했다. 취약계층 집 짓기 지원단체인 해비타트도 지난 3월 4억 3600만달러를 받았다고 공개했다.

CNN에 따르면 스콧은 주로 기금에 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부금을 한데 모아 소규모 조직에 뿌릴 수 있는 방법을 택했다는 설명이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스콧의 순자산은 현재 238억달러(약 31조원)에 이른다.

오현우 기자 oh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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