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11월 16일 11:01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소시어스가 화물전용 항공사인 에어인천의 경영권을 인수한다.
16일 투자업계에 따르면 소시어스는 에어인천 최대주주인 박용광 창업자 지분 88.9% 중 51%를 약 750억원에 인수하기 위한 본계약을 체결했다. 별도의 프로젝트펀드(소시어스 제5호 기업재무안정 사모투자합자회사)를 조성해 거래를 마쳤다. 전체 지분 가치는 1500억원으로 평가됐다. 공정거래위원회 기업결합승인심사 등 절차가 마무리되면 연내에 계약이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
에어인천은 '아시아의 페덱스'를 모토로 삼아 2012년에 설립된 국내 첫 화물전용 항공사다.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등 기존 항공사들이 대형 화물기로 100t 이상의 대량 화물을 운송하는 것과 차별화해 소형 화물기를 이용해 20t 미만의 소량 긴급수송 화물수요 등 틈새시장에 집중공략하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항공 화물수요가 늘면서 실적도 개선세를 보였다. 에어인천은 설립 이후 2019년까지 매년 적자를 보여왔지만 2020년 64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해 첫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지난해엔 매출 566억원, 영업이익 165억원으로 실적이 대폭 개선됐다. 올해 상반기에도 이미 매출 571억원, 영업이익 154억원을 올려 작년 연간실적에 육박한 실적을 거뒀다. 연간 예상 매출은 1300억원, 영업이익은 약 300억원이다. 실적 호조에 힘입어 올해 자본잠식 상태에서도 벗어났다.
실적 개선을 앞세워 사업도 확장하고 있다. 지난해엔 소형 화물기인 B737-800F 3기를 신규로 도입하고 노선 확장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이미 운항 중인 노선 외에 중국(허베이 주 2회, 심양 주 4회) △일본(오사카 주 2회) △방글라데시(다카 주 1회) △러시아(블라디보스톡 주 2회) △카자흐스탄(알마티 주 1회)으로 노선을 확대할 계획이다.
소시어스는 에어인천이 보유한 화물면허인 AOC(항공운항증명)를 확보할 수 있는 기회로 보고 이번 인수를 단행했다. 회사 실적이 개선되면서 올해 예상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의 5배 수준으로 경영권을 인수하게 됐다.
소시어스는 산업은행 M&A실 출신인 이병국 대표가 2004년 설립한 PEF 운용사다. 2018년 PEF운용사인 웰투시인베스트먼트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두산엔진(HSD엔진)의 경영권 지분 42.66%를 765억원에 인수하기도 했다. 지난해엔 두산모트롤을 4350억원에 인수해 모트롤로 이름을 바꿨다.
차준호 기자 chac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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