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투자증권, 카카오뱅크 2대주주 등극 초읽기…파장은?

입력 2022-11-16 18:18   수정 2022-11-17 16:50

이 기사는 11월 16일 18:18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한국투자증권이 자회사인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이하 한국투자밸류)이 보유한 카카오뱅크 주식을 인수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어 증권가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이렇게 되면 한국투자증권은 국내 유일한 인터넷은행 상장사인 카카오뱅크의 2대 주주에 오르는 동시에 간접적인 자본 확충 효과를 누릴 수 있다. 일각에서는 이번 지분 구조 개편을 시작으로 한국투자증권이 금융업을 공격적으로 확장할 것이란 전망도 내놓고 있다.

16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한국투자증권이 지난 9월 제출한 카카오뱅크 주식 보유 한도 초과 승인 심사를 진행하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한국투자증권의 재무 건전성을 비롯해 사회적 신용도에 중점을 두고 지배주주로 적합한지 논의 중이다. 최근 채무 변제 사실이나 은행의 신용 공여 여부, 은행 건전성과 금융 산업 효율화에 기여할 수 있는지 등이 심사 대상이다. 결격 사유가 없을 경우 금융위는 연내 정례회를 열고 승인을 의결한다는 방침이다.

승인이 나면 한국투자증권은 이른 시일 내 한국투자밸류가 보유한 카카오뱅크 지분(지분율 23.2%)의 이전 작업을 추진한다. 이날 종가 기준 3조1267억원 규모다. 한국투자밸류는 한국투자증권이 100% 지분을 가진 자회사로, 올 3분기 말 기준 자산총계는 6640억원이다. 이중 카카오뱅크가 차지하는 비중은 97%에 이른다.

한국투자증권 측은 사업 주체인 증권이 카카오뱅크의 지분을 보유하는 것이 당연하다는 입장이다. 2019년 지주사인 한국투자금융지주(이하 한국금융지주)가 카카오뱅크의 기업공개(IPO)를 위해 지분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증권을 염두에 뒀으나, 당시 공정거래법 위반으로 대주주 요건을 충족하지 못해 어쩔 수 없이 자산운용이 카카오뱅크 지분을 넘겨받았다는 점에서다.

금융지주회사법에 따르면 금융지주사는 비상장 자회사의 경우 지분의 50%, 상장 자회사는 30% 이상의 지분을 확보하거나, 또는 5% 이내로 보유해야 한다. 이에 따라 카카오는 카카오뱅크 상장 시 지분을 30% 이상 확보해야 했다. 그러나 당시 카카오뱅크의 최대 주주는 50%의 지분을 투자한 한국금융지주였고 카카오의 지분율 18%에 불과했다. 이 때문에 카카오는 한국금융지주의 지분을 일부 인수해 지분율을 18%에서 34%로 높였고, 한국금융지주는 자회사로 주식을 이전해 지분율을 5% 이하로 떨어뜨리는 작업을 추진했다. 이 과정에서 카카오뱅크의 지분을 받을 자회사로 한국투자증권이 거론됐으나 증권은 2017년 채권매매 수익률 담합 사건으로 공정거래법을 위반해 5년간 대주주 자격을 상실했고 결과적으로 한국투자밸류가 카카오뱅크의 2대 주주가 된 것이다.

한국투자증권은 2022년부터 대주주 자격 제한이 풀린 상태로, 최대 주주 적격성에는 문제가 없다. 그러나 카카오뱅크가 비상장사였던 2019년과 달리 카카오뱅크가 상장사가 된 이후 자회사와 모회사 간 주식 이전이라는 점에서 과세 문제가 불거질 가능성도 거론된다. 한국금융지주가 카카오뱅크에 투자했을 때보다 주가가 5배 이상 불어났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한국투자증권이 카카오뱅크의 주식을 매도하는 시점에서 이연 과세가 적용되고 자회사와 모회사 간 이전 시점에서는 한국투자증권이 추가로 부담해야 하는 세금은 없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한국투자밸류가 한국투자증권의 100% 자회사여서 주식 양도와 이전 작업은 예상보다 복잡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다만 카카오뱅크의 지분이 옮겨가면서 한국자산밸류의 자산규모가 다시 쪼그라들고 주주들 사이에서 혼선이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한국투자증권 관계자는 "지분 개편이 완료되면 추가 투자가 쉬워져 카카오뱅크 주주들에게도 이득"이라며 "카카오뱅크와 직접적인 사업 관계가 없는 자산운용사가 지분을 가진 것보다 증권과 시너지가 더 많이 날 수 있다"고 말했다.

증권가는 한국투자증권이 인터넷은행과 손잡고 공격적으로 금융사업을 확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카카오뱅크는 다음 달부터 한국투자증권과 주식거래 서비스를 시작한다. 한 투자운용사 관계자는 "NH투자증권이 지분을 투자한 케이뱅크가 내년 초 상장을 추진하고 있지만 IPO 시장 침체로 여의찮은 상황"이라며 "증권사들 사이에서 한국투자증권이 카카오뱅크의 최대 주주가 된 이후의 행보를 경계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고 말했다.

전예진 기자 ac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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