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11월 17일 09:02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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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메쉬코리아를 대상으로 주식담보대출 360억원을 제공한 OK캐피탈은 이날 오후 주주단 회의를 소집해 메쉬코리아 매각과 관련한 논의를 진행한다. 물류 사업을 하는 국내 대기업이 메쉬코리아의 경영권 인수에 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OK캐피탈은 지난달부터 매각주관사 삼정KPMG를 통해 회사 경영권 매각 작업을 진행해 왔다. 생각대로, 바로고, 만나코퍼레이션 등이 관심을 보였으나 별다른 진척이 없었다. 국내 대기업이 뒤늦게 유력 후보로 등장했지만, 대출 만기일인 15일까지 매각 작업을 마무리하기는 물리적으로 불가능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새로운 원매자가 나타나면서 OK캐피탈은 15일 채무상환에 대해선 추가 연장을 했고, 메쉬코리아도 큰 고비를 넘겼다. 유정범 메쉬코리아 대표(14.82%)와 김형설 사내이사(6.18%)는 앞서 지난 2월 OK캐피탈로부터 보유 지분 전량인 21%를 담보로 360억원을 대출한 바 있다.
이날 회의에서는 기존 주주들과 매각 작업 등에 대한 구체적인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회사의 주요 주주는 최대 주주인 네이버(18.48%)를 비롯해 GS리테일(18.46%), 현대차(8.88%), 솔본인베스트먼트(7.51%) 등이다. 매각 방향은 새로운 원매자가 메쉬코리아의 차입금을 떠안고, 회사가 발행하는 신주에 투자하는 방식으로 경영권을 인수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관건은 회사의 몸값이다. 지난해 KB인베스트먼트로부터 마지막 투자를 받을 당시 가치는 약 5000억원 수준이었으나, 현재는 2000억원 수준에서 논의되고 있다. 주요 주주들이 투자한 가치보다 크게 낮은 수준이다. 게다가 신주 투자 방식으로 경영권이 매각될 경우 기존 주주의 지분이 희석돼 보유 지분 가치는 더 낮아지게 된다.
IB업계 관계자는 "지금은 기존 주주들도 손실을 감내할 수 밖에 없다"며 "어느 정도 수준에서 가치를 매길지가 문제인데, 시간이 갈수록 회사의 경쟁력이 계속 떨어지고 있어 적정 수준에서 합의해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새로운 인수자가 인수에 어느정도 진정성이 있는지도 관건이다. 메쉬코리아는 주요 적자 사업을 정리하고, 인력 감원을 하는 등 구조조정을 진행하고 있지만, 다시 경쟁력을 살릴 수 있을지에 대해선 여전히 불투명하다.
매각 작업이 순조롭게 진행되면 일각에서 제기되는 법정관리와 다름없는 'P플랜' 가능성은 현재로선 낮다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유정범 메쉬코리아 의장은 지난 14일 주주 전원에게 이메일을 보내 법정관리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긴급 자금 지원을 요청했다. 필요한 원리금 대출 상환금은 약 500억원으로 평가된다. 법정관리에 가게 되면 OK캐피탈도 회수할 수 있는 금액이 별로 없고, 기존 주주들의 지분은 전액 소각돼 사실상 투자 실패 사례가 돼 이 단계까지는 서로 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IB업계 관계자는 "매각이 성사되면 다행이지만, 아직은 초기 단계라 안심하기는 이른 상황"이라며 "만에 하나 매각에 실패하게 되면 이번엔 기존 주주들이 긴급 자금 지원 등 방식으로 나서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채연 기자 why2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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