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대서양조약기구(NATO)는 러시아의 공격을 방어하기 위해 우크라이나가 발사한 방공미사일이 폴란드 피격 사건의 원인이었다고 16일 발표했다. 전날인 15일 폴란드의 우크라이나 접경 지역에 미사일 두 발이 떨어져 2명이 사망한 사건에 대해 NATO가 잠정적으로 내린 결론이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일어난 뒤 NATO 회원국의 미사일 피격이 최초로 발생한 데다 초기엔 러시아가 용의선상에 오르면서 한때 NATO와 러시아가 직접 충돌하는 상황에까지 이르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확산했다. 그러나 NATO의 이번 결론으로 일단 확전 공포는 사그라들었다는 평가다.
NATO는 이날 30개 회원국 대사들을 모아 최고 의사 결정 기구인 북대서양이사회(NAC)를 긴급 개최했다.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도 같은 날 기자회견을 열고 “불행한 사고였다”고 말했다.
NATO의 발표 전날인 15일 오후 3시40분께 루블린주 동부 마을 프셰보두프의 농작지에 미사일 두 발이 떨어져 2명이 숨졌다. 프셰보두프는 우크라이나 국경에서 6㎞ 떨어진 접경지대다. 당시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최소 12개 지역에 110여 발의 미사일을 발사했다. 폴란드 국경에 인접한 우크라이나 볼린도 공격 대상에 포함됐다. 자국 영토를 방어하기 위해 우크라이나가 방공미사일을 사용하던 중 폴란드에까지 여파가 미쳤다는 게 NATO의 분석이다.
군사 동맹인 NATO는 회원국이 무력 공격을 받으면 NATO 전체에 대한 공격으로 간주, 무력 대응을 포함한 공동방어(NATO 헌장 5조)에 나설 수 있다. 러시아가 폴란드에 고의로 미사일을 떨어뜨렸을 경우 NATO와 러시아의 군사적 충돌이 발생해 3차 세계대전이 발발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던 이유다.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인도네시아 발리에 있던 NATO 및 주요 7개국(G7) 정상은 긴급 원탁회의를 열었다. G20 정상들은 “회원국 대부분은 가장 강력한 표현으로 우크라이나 전쟁을 규탄한다”며 러시아를 정면 겨냥하기도 했다.
하지만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탄도 궤적을 보면 러시아에서 발사된 것 같지 않다”고 선을 그은 데 이어 16일에는 NATO까지 나서면서 분위기가 바뀌었다.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은 기자회견에서 “(폴란드 피격 사건이) 의도적인 공격의 결과라는 징후는 없다”며 “러시아가 NATO를 상대로 공격적인 군사 행동을 준비하고 있다는 조짐은 없다”고 말했다. 폴란드도 NATO 헌장 4조를 발동하지 않았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러시아 크렘린궁 대변인은 “일부 국가가 근거 없는 주장을 했다”고 말했다.
이고운/노유정 기자 cca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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