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이 17일 오전 전국에서 일제히 시작된 가운데 수능 출제위원장인 박윤봉 충남대 교수는 “올해 수능에서 예년 출제 기조를 유지하되 선택과목 간 유불리를 최소화하고자 노력했다”고 했다.
박 위원장은 17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수능 출제 방향 브리핑’을 갖고 “전반적으로 모든 영역에서 학생들의 과도한 수험 준비 부담을 완화하고 학교교육 내실화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현행 2015 교육과정 범위와 수준을 유념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교육계에서는 통합수능 체제로 이과생들이 대학입시에서 더 유리해졌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유불리를 가르는 지점은 수학 과목으로 꼽힌다. 이과생이 주로 고르는 수학 선택 과목인 ‘미적분’이나 ‘기하’를 선택해야 문과생이 주로 고르는 ‘확률과 통계’ 고를 때보다 표준점수가 높게 나오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똑같은 원점수를 받아도 이를 표준점수로 환산하면 ‘미적분’ ‘기하’를 선택한 학생의 점수가 더 높아진다.
2022학년도 수능에서는 전 과목 만점 기준으로 이과생의 표준점수는 문과생보다 16점이나 높았다. 이 때문에 이과생들은 높은 수학과목 표준점수를 무기로 인문사회계열 학과에 교차지원하고 있다. 2022학년도 서울대 인문·사회·예술 계열의 정시 합격자 486명 중 44.4%인 216명은 이과생이 선택하는 수학 과목인 ‘미적분’이나 ‘기하’를 선택했을 정도다.
이규민 한국교육과정평가원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국어, 수학 같은 경우 선택과목을 어떤 과목을 택하느냐에 따라 유불리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은 계속되고 있다”면서도 “사실 이 문제를 완전히 해소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현재 공통과목 점수를 활용해 선택과목별 표준점수를 조정해 전체점수를 산출하는데, 이렇게 조정하지 않으면 쉬운 과목을 택하는 학생들이 또 유리해지는 다른 문제가 생긴다”고 했다.
다만 올해 수능에선 선택과목 간 표준점수 차이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노력했다는 게 출제위의 설명이다. 박 위원장은 “올해 시행됐던 6월, 9월 모의평가 결과를 파악해서 올해 수험생 집단의 수준을 가늠하고, 그것에 맞춰 가능한 과목 간 평균과 평균 원점수, 표준점수 차이가 최소화될 수 있도록 출제 방향을 잡았다”고 설명했다.
체감 연계도를 어떤 방식으로 높였느냐는 질문에는 “EBS와 동일한 지문을 사용하지는 않되 EBS 지문과 소재나 내용이 매우 유사한 문제를 출제했다”며 “학생들이 문항 읽었을 때 쉽게 접근할 수 있는 형태로 출제했다”고 답했다.
지난 수능과 같은 출제오류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추가 검토 절차가 도입됐다는 점도 설명했다. 박 위원장은 지난해 과학탐구 생명과학Ⅱ 출제 오류에 대해 “심려를 끼쳐 송구스럽다”며 “그런 문제가 또 다시 생기지 않게 하기 위해 총 출제 기간을 이틀 늘렸고, 코로나 검사를 하기 위한 날을 하루 더 확보하기 위해 하루를 더 추가해 총 3일 연장했다”고 했다.
또 “고난도 문항에서 오류가 발생할 우려가 크다는 문제의식을 갖고 고난도 문항을 특별히 점검하는 절차를 추가했으며 조기 안착된 문항을 간과하고 넘어가 오류가 발생할 가능성을 줄이기 위해 추가로 검토 과정을 넣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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