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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대형 유통업체 타깃의 분기 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반토막 났다. 실적 충격에 16일(현지시간) 타깃 주가는 13% 급락했다. 뉴욕증시 주요 지수도 약세를 나타냈다. 타깃의 실적이 인플레이션과 금리 인상에 따른 경기 둔화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는 분석이 나오며 투자심리를 위축시켰다.
○주가 13% 폭락
타깃은 10월 29일 마감한 지난 분기 순이익이 7억12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14억9000만달러)보다 52%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주당순이익(EPS)은 3.04달러에서 1.54달러로 줄었다. 같은 기간 매출은 3.4% 증가한 265억달러였지만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20억달러)의 절반 수준인 10억달러를 기록했다. 브라이언 코넬 타깃 최고경영자(CEO)는 “인플레이션이 심화해 물가가 뛰자 소비자들이 예산을 줄이고 쇼핑을 신중하게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저조한 실적 영향으로 타깃 주가는 폭락했다. 이날 타깃 주가는 155.47달러로 13%가량 급락했다. 마이클 피델커 타깃 최고재무책임자(CFO)가 “이번 연휴 시즌은 물론이고 내년까지 도전적인 환경이 이어질 것으로 본다”고 우려한 것도 주가 하락을 부채질했다.
타깃의 실적 악화는 다른 유통주에도 영향을 미쳤다. 베스트바이는 8.57% 떨어졌고 메이시스, 노드스트롬, 콜스, 갭 등도 큰 폭으로 하락했다.
타깃은 실적을 만회하기 위해 3년간 20억~30억달러를 줄이는 비용 절감에 들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다.
○10월 소매 판매는 반짝 회복
타깃의 실적과 달리 이날 미국 상무부가 발표한 10월 소매 판매는 전월보다 1.3% 증가했다. 8개월 만의 최고 증가율로 시장 예상치(1.0%)도 웃돌았다.뉴욕타임스는 이에 대해 10월 유통업체들이 집중적으로 할인 행사를 열었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10월 소매판매 지표 개선이 일시적이라는 해석이다. 예컨대 아마존은 대규모 할인 행사인 ‘프라임데이’를 처음으로 1년에 두 번(7·10월) 여는 등 공격적인 마케팅 행사를 했다.
유통업체 간 양극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월마트의 3분기 매출은 1528억1000만달러(약 202조2287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9% 가까이 증가했으며 주당 조정 순이익(EPS)은 1.5달러를 기록했다. 시장 예상치인 매출 1477억5000만달러와 EPS 1.32달러를 크게 웃도는 수치다. 동일 점포 매출도 8.2% 증가해 월가 예상치(4.3%)를 넘어섰다. 외신들은 “충성 고객을 얼마나 확보하고 있는지, 소비자의 매장 방문 횟수를 얼마나 늘렸는지에 따라 유통업체들의 실적이 엇갈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타깃과 월마트의 실적, 10월 소매판매 지표가 엇갈려 미국 중앙은행(Fed)의 금리 인상 기조는 유지될 전망이다. 이날 메리 데일리 샌프란시스코연방은행 총재는 최종 금리를 4.75~5.25% 수준으로 예상하며 “(고금리를) 유지하는 게 정말 중요하다”고 말했다. 같은 날 크리스토퍼 월러 Fed 이사도 “아직 갈 길이 한참 남았다”고 했다.
박신영 기자 nyuso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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