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금융정보업체인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LIG넥스원의 올해 매출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는 2조1661억원으로 집계됐다. 작년보다 18.87% 늘어난 규모다. 컨센서스대로 매출을 달성하면 사상 처음 매출 2조원을 돌파하게 된다. 이 회사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1901억원. 역시 사상 최대를 기록할 것으로 관측된다. 내후년에는 매출 3조 클럽 달성도 가능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LIG넥스원의 실적을 밀어 올린 것은 초대형 수출 계약이다. 올해 1월 아랍에미리트(UAE) TTI사와 천궁Ⅱ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 규모는 2조5947억원에 달했다. 천궁Ⅱ는 주로 초속 5㎞로 낙하하는 적 미사일을 요격하는 데 활용돼 ‘미사일 잡는 미사일’로 불린다. 미사일 한 발 가격은 15억원에 달한다.
사우디아라비아도 이 천궁Ⅱ에 관심이 상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2006년부터는 주파수 무전기인 ‘PRC-999K’와 주파수 공용 통신시스템(TRS) 등을 인도네시아에 수출하고 있다.
대전차 휴대용 미사일인 ‘현궁’ 수출도 초읽기에 들어섰다는 관측이 나온다. 현궁은 러시아 장갑차를 대거 격파한 미국 재블린을 모델로 개발된 대전차 휴대용 미사일이다. 가격은 재블린(한 발당 1억원 추정)의 3분의 1 수준으로 가격 경쟁력이 상당하다.
수출 계약이 몰리면서 이 회사 매출에서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큰 폭으로 뛰었다. 작년 매출 가운데 수출 비중은 4.5%(826억원)에 머물렀지만 올 1~9월 누적으로는 19.4%(3135억원)로 급등했다. 증권사들은 이 회사의 내년 수출 비중이 25%까지 뜀박질할 것으로 내다봤다. 수출 잔액 역시 지난 9월 말 7조9556억원에서 올해 말 10조원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업계에선 “LIG넥스원이 지속성장 기반을 다지려면 수출길을 뚫어야 한다”는 구본상 LIG 회장(사진)의 구상이 현실화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구 회장은 이 같은 구상에 따라 연구개발(R&D) 인력과 해외 사업 전문가를 대거 확충했다. 올 들어 이날까지 650명을 신규 채용하기도 했다. 전체 직원의 17%에 달하는 규모다. 해외사업 조직도 신설하며 LIG넥스원의 수출 증대를 뒷받침했다.
수출 호조에 힘입어 기업가치도 뜀박질 중이다. 올초 1조5000억원에서 시작한 이 회사 시가총액은 현재 30%가량 늘어난 1조9000억~2조원 선을 오가고 있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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