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달 5일 청약을 앞둔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 재건축 아파트(올림픽파크 포레온)가 때아닌 논란에 휩싸였다. 전용면적 84㎡E와 59㎡C 타워형 타입의 주방 창문 거리가 3m에 불과해 “앞집 요리하는 모습까지 다 볼 수 있다”는 비판이 일고 있어서다. 부동산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조합원들이 선호 타입을 다 가져간 뒤 주방뷰 중형주택을 떨이 판매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까지 이어졌다.
전체 일반분양 물량 4786가구 가운데 84㎡E는 563가구, 59㎡C는 149가구다. 두 타입을 합치면 일반 공급물량의 14.8%를 차지한다.
해당 논란에 시공사와 조합 측은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타워형에서 주방 부분은 창이 원래 나지 않는 것으로 설계했는데 거실 창과 맞통풍을 위해 창 하나를 추가한 것이라는 설명이다.
박 조합장은 “공사비를 줄이기 위해 그렇게 설계했다는 것은 오해”라며 “불투명 필름을 적용해 사생활 논란이 없도록 했고 오히려 주방과 거실 양방향에서 자연 환기를 시킬 수 있어 입주자에게 더 좋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분양 때는 이 타입의 청약 성적이 좋을 것으로 자신한다”고 말했다.
시공단도 갑작스러운 ‘주방뷰’ 논란을 당혹스러워하며 적극 해명하고 있다. 현장 관계자는 “햇볕이 잘 들고 통풍에 유리한 4베이(bay) 구조를 유지하려고 하다 보니 모든 방을 한쪽으로 몰고 주방은 창 없이 만드는 게 원안 설계였다”며 “그러다 보니 상대적으로 통풍이 불리해 주방 공간 환기가 어렵다는 지적이 있었다”고 말했다. 주방에 0.5㎡ 크기의 작은 주방창을 만들면 보완이 될 것이라고 판단했다는 것이다.
시공단 다른 관계자는 “거주자의 평균 신장이 160㎝ 정도라고 생각했을 때 눈높이보다는 낮은 위치에 배치될 것이어서 앞 동 가구와 마주 볼 일은 거의 없다”며 “시선 차단을 위한 부가적인 조치로 불투명한 ‘에칭 유리’를 부착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도 특화 설계 관점에서 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김제경 투미부동산컨설팅 소장은 “판상형과 다르게 타워형은 구조 자체가 부엌 창이 막혀 있어 맞통풍이 안 되고 비선호하는 구조”라며 “둔촌주공에서 논란이 되는 타입은 오히려 타워형임에도 불구하고 부엌 환기가 가능해 설계에서 신경을 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박종필 기자 j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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