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 아이디어로 무장한 병사들…"軍복무는 꿈에 도전하는 시간"

입력 2022-11-17 18:13   수정 2022-11-18 01:05


“군 복무 기간은 결코 사회와 단절된 기간이 아닙니다. 장병들의 꿈과 미래를 준비하는 희망과 도전의 시간임을 확인시켜 줬습니다.”(여운태 육군참모차장)

육군이 주최하고 한국경제신문사, 대전일자리경제진흥원이 공동 주관한 ‘제8회 육군창업경진대회’ 시상식이 17일 서울 중림동 한국경제신문사 다산홀에서 열렸다. 결선에 오른 25개 팀 중 7개 수상팀이 시상식 무대에 올랐다. 이들은 “군 복무 중 잊지 못할 새로운 경험이었다”고 입을 모았다. 시상식에는 백운교 대전일자리경제진흥원장, 김성희 창업사관학교장, 조일훈 한경 논설실장과 수상자 등 100여 명이 참석했다.
디지털 재활치료 등 군 아이템도 다수

올해 창업경진대회에는 지난 8~9월 507개 팀, 1666명의 육군 장교 및 병사들이 참여했다. 이후 본선 진출 25개 팀이 지난달 발표됐고, 영상 제출과 온라인 사업 발표 등을 거쳐 최종 수상팀이 결정됐다. 수상자에겐 상금과 함께 포상휴가가 주어졌다. 내년에 열리는 ‘국방 스타트업 챌린지’ 본선 진출권도 부여됐다.

수상 팀의 창업 아이템은 친환경 3차원(3D) 프린터 필라멘트, 2차 감염을 방지하는 친환경 항균 아이템, 피부 진단용 광복합장치, 마이크로니들 기술과 결합한 기능성 습윤 드레싱 등이다. 본선 진출팀까지 포함해보면 바이오·의료, 정보기술(IT), 기계·소재, 지식서비스 등으로 창업 분야가 다양해졌다는 게 육군의 평가다. 대상은 파쇄지에 배양한 균사체로 만든 생분해성 대체 스티로폼인 ‘느타리폼’을 고안한 5사단 트러플메이커 팀(송동욱 병장, 최재영·김건호 상병)이 수상했다.

스마트폰을 이용한 디지털 재활치료 솔루션(리해빗), 군 장병들의 체력 증진 등을 돕는 친환경 운동 생태계(에코미터) 등 군 관련 아이템도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리해빗 팀의 이승훈 대위는 “근골격계 질환으로 군 병원을 찾는 장병이 많지만 병원 재활치료실이 환자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어 치료 솔루션을 개발하게 됐다”며 “팀원들이 군의관이어서 군 장병들의 어려움을 잘 이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여운태 육군참모차장은 “MZ세대 장병들은 창의성과 틀에 얽매이지 않는 개방적 사고를 지닌 세대”라며 “장병들의 아이디어와 도전정신은 육군을 첨단 과학기술 강군으로 이끌고 있다”고 강조했다.
대회 출신 벤처·스타트업 40개사
육군은 2019년 제1회 육군창업경진대회를 시작으로 매년 두 차례 창업 협력 전문기관들과 함께 창업경진대회를 열고 있다. 육군창업경진대회에 참가한 뒤 전역해 창업한 기업이 40개에 달한다. 대회 출신 스타트업에는 ‘마시는 수액’으로 유명한 링티도 포함돼 있다.

육군의 창업 지원은 대회가 끝난 뒤에도 계속된다. 대회 입상자 및 창업 희망자들이 청년창업사관학교와 연계한 2박3일 창업 프리스쿨 과정에 참여하는 게 대표적이다. 또 전역 장병에게는 예비창업자의 필수 과정으로 꼽히는 청년창업사관학교 입교 혜택도 주어진다. 청년창업사관학교는 최대 1억원의 정부 지원금 및 창업 인프라를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청년창업사관학교에 입교해 본격적인 창업을 준비하는 전역 장병도 13명에 이르고 있다.

김동현 기자 3cod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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