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학회가 지난 9~10월 경제학자 34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상속·증여에 대한 세금을 폐지하고, 자산 처분 시 양도소득세로 부과하는 방안에 동의하느냐’는 질문에 응답자의 47%가 ‘동의한다’고 답했다. 피상속인이 상속재산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이미 소득세를 납부한 만큼 재산을 물려받는 상속인이 따로 상속세를 내는 대신 나중에 상속받은 재산을 팔 때 매각 차익에 대한 양도세만 내도록 하자는 의견이다. 이 같은 방안에 ‘동의하지 않는다’는 답변은 35%에 그쳤다.
현재 50%인 상속·증여 최고세율을 종합소득세 최고세율(45%) 이하로 낮춰야 한다는 응답도 과반이었다. 두 최고세율이 같아야 한다는 응답이 32%, 소득세 최고세율이 높아야 한다는 응답이 26%로, 합쳐서 58%를 차지했다. 지금처럼 상속·증여 최고세율이 더 높아야 한다는 답변은 35%였다.
‘소득재분배 차원에서 상속·증여세 부담을 늘려야 한다’는 시각에 대해서는 62%가 동의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동의한다’는 12%에 불과했다.
일자리 창출과 투자유인 제고 등을 위해 사업용 자산에 대해선 특히 세제 혜택을 확대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다. 가업상속공제, 영농상속공제 등의 확대, 최대주주에 대한 할증과세 폐지 등에 61%가 동의했다. 반대 의견은 24%였다. 상속세를 증여세와 동일한 수혜자 기준(유산취득세 방식)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의견에는 71%가 동의했고, 6%만이 반대했다. 유산취득세는 상속인별로 상속받은 재산에 과세하는 방식이다.
임도원 기자 van769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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