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대기업이 17일 사우디아라비아 정부 및 기업과 26개 사업에 대한 투자·개발 업무협약(MOU)을 맺었다. 사업 규모가 40조원을 넘는다. 사우디가 야심 차게 추진 중인 신도시 네옴시티 조성뿐 아니라 신재생에너지·바이오·게임·스마트팜 등 신산업 분야에서 적극 협력하기로 했다. 사우디는 이와 별개로 원자력 발전, 방위산업 등에서도 한국과의 획기적인 협력을 희망하고 있어 ‘제2의 중동 특수’가 기대된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사우디 실권자인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와 서울 한남동 대통령 관저에서 양자회담을 하고 이런 내용의 경제 협력 방안 등을 논의했다고 대통령실이 밝혔다. 빈 살만 왕세자의 방한은 2019년 이후 약 3년5개월 만이다.
윤 대통령은 이날 회담에서 “신성장 분야에 대한 투자 협력, 네옴과 같은 메가프로젝트 참여, 수소와 같은 미래 에너지 개발, 문화·관광 분야 협력을 한층 확대하고 발전시켜 나가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빈 살만 왕세자는 “특히 에너지, 방위산업, 인프라·건설 세 분야에서 한국과의 협력을 획기적으로 강화하고 싶다”고 화답했다. 양국은 이번 회담을 계기로 협력 사업을 체계적으로 추진할 ‘전략파트너십위원회’를 신설하기로 합의했다.
회담에 앞서 산업통상자원부와 사우디 투자부는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연 ‘한·사우디 투자 포럼’에서 양국 정부 또는 기업 간 총 26건의 MOU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사우디 북서부 사막지대에 조성하는 초대형 스마트시티인 네옴시티에 들어가는 주택과 교통 인프라, 플랜트 프로젝트 등이 다수 포함됐다. 칼리드 알팔레 사우디 투자부 장관은 자국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한국 기업과 총 300억달러(약 40조원) 규모 투자 계약을 맺었다”고 말했다. 양국 정부가 논의 중인 원전과 방산 등은 MOU에 포함되지 않아 협력 규모는 더 커질 전망이다.
좌동욱 기자 leftk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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