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드만삭스 "1년 내 코스피 11% 상승…韓주식 비중 늘려야"

입력 2022-11-18 16:35   수정 2022-11-18 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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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투자은행(IB) 골드만삭스가 한국 주식에 대한 투자 의견을 '중립'에서 '비중 확대'로 높여 잡았다. 코스피지수는 향후 1년간 11%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18일(현지시간) 블룸버그 등에 따르면 골드만삭스의 티모시 모에 아시아태평양 투자 전략가는 내년 연간 전망에서 “아시아 지역에서 한국과 중국 증시가 가장 높은 성과를 기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한국의 경우 수출 감소,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둔화, 기업 실적 하향 조정, 자금시장 신용 경색 등 우려가 있다”면서도 “중장기적 관점에서는 매력적이라고 판단해 투자 의견을 상향 조정한다”고 설명했다.

골드만삭스가 한국 증시의 투자 의견을 높인 것은 1년 만이다. 이 증권사는 지난해 11월 보고서에서 한국 증시에 대한 투자 의견을 '비중 확대'에서 '중립'으로 낮춰 잡은 바 있다.

골드만삭스가 내년 국내 증시 전망을 긍정적으로 보는 이유는 크게 다섯 가지다. △낮은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 △2024년 실적 개선 △반도체 사이클 상승 전환 △10년래 최저 수준의 외국인 투자 비중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선진지수 편입 기대 등이다.

골드만삭스가 국내 증시의 밸류에이션이 낮다고 한 것은 대부분 증권사의 분석과 상반된다. 최근 국내 증시가 반등하면서 밸류에이션 부담은 높아졌다. 주가는 오르고 실적 추정치가 하향 조정되면서 주가수익비율(PER)이 장기 평균인 10배를 넘어선 상태다. 그럼에도 골드만삭스는 다른 밸류에이션 지표를 볼 때 국내 증시가 여전히 저평가 상태라고 분석했다.

골드만삭스는 "한국 증시의 24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8.9배(-0.2표준편차)로 과거 평균보다 낮다"며 "한국 주식의 52%가 장부가 이하로 거래되고 있는데 이는 과거 시장의 저점기와 일치한다"고 설명했다.


시장에서는 내년 경기 침체와 기업 실적 둔화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크지만 골드만삭스는 2024년 실적을 봐야 한다고 강조한다. "주식시장은 미래를 반영한다"는 이유에서다. 골드만삭스에 따르면 내년 MSCI 한국지수의 주당순이익(EPS)은 전년 대비 11%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2024년에는 전년 대비 28% 급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골드만삭스는 "한국 증시의 단기 실적 전망은 좋지 않다"면서도 "시장은 이미 내년 실적 둔화를 가격에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골드만삭스는 메모리 반도체 업황이 내년 2~3분기에 바닥을 칠 것으로 예상했다. 반도체주 주가는 업황을 2개 분기가량 선행하는 만큼 내년 1분기가 주가의 변곡점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골드만삭스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코스피지수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3%에 달하는 만큼 두 종목의 주가가 오를 경우 시장의 강세 폭도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외국인 투자자 비중이 10년 만에 최저치에 내려왔다는 점도 수급상 긍정적이라는 분석이다. 외국인의 추가적인 자금 이탈이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외국인 투자자 비중은 2017년 말 34%에서 최근 28%까지 낮아졌다.

골드만삭스는 "외국인 투자자들은 2017년 말 이후 한국 주식을 지속적으로 팔면서 누적 순매도액이 590억달러에 달한다"며 "최근 외국인들이 대만 증시에서 자금을 빼는 것과 달리 한국에는 매수세가 쏠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골드만삭스는 내년 한국 증시가 MSCI 선진지수 편입 전 단계인 관찰국에 등재될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MSCI는 매년 6월 관찰국 목록 내 국가를 대상으로 선진·신흥 등 시장 재분류 여부를 결정한다. 재분류를 위해서는 1년 이상 관찰국 목록에 올라 있어야 한다.

이 증권사는 "한국 증시가 MSCI 선진지수에 편입될 경우 500억~550억달러가량의 자금이 순유입될 것"이라며 "선진지수에 편입될 경우 밸류에이션은 30%가량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2년 동안 실적이 10~15%가량 성장한다는 것까지 감안하면 증시는 40~50% 오를 수 있다"며 "현재 약세 수준인 원화가 강세를 보일 경우 달러 기준으로는 더욱 상승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서형교 기자 seogy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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