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권력 서열 3위인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이 20년 만에 민주당 하원 지도부에서 물러난다. 펠로시 의장의 후임자는 최초 흑인 하원의장에 도전하는 하킴 제프리스 민주당 의원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펠로시 의장은 17일(현지시간) 하원 연설에서 내년 1월 개원하는 다음 의회에서 당 지도부 선거에 나서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민주당 하원의 2인자인 스테니 호이어 원내대표와 3인자인 제임스 클라이번 원내총무도 사퇴 의사를 밝혔다. 이번 하원 중간선거에서 패한 뒤 민주당 하원 1~3인자가 모두 퇴진하는 것이다. 펠로시 의장은 이날 “이제 우리는 담대하게 미래로 나아가야 하며 새로운 세대를 위한 시간이 왔다”며 세대교체 필요성을 강조했다.
펠로시 의장은 2003년 1월부터 20년간 민주당 하원 지도부를 이끌었다. 2003년 1월부터 2007년 1월까지 하원에서 민주당 원내대표를 지냈고, 민주당이 다수당이 된 2007년 1월 미국 역사상 처음으로 여성 하원의장에 올라 2011년 1월까지 의장 직무를 수행했다. 민주당이 하원에서 다수당 자리를 뺏긴 2011년 1월부터 2019년 1월까지 다시 하원에서 원내대표로 일했다. 2019년 1월 민주당이 다수당이 된 뒤 현재까지 하원 의장으로 재직했다.
민주당은 오는 30일 펠로시 의장의 후임자 등을 뽑는 하원 지도부 선거를 할 계획이다. 민주당 지도부는 뉴욕을 지역구로 둔 제프리스 의원을 밀고 있다. 펠로시 의장은 중립을 지키고 있는 가운데 호이어 원내대표와 클라이번 원내총무는 제프리스 의원에 대한 지지를 선언했다.
제프리스 의원이 민주당 원내대표가 되면 내년 1월 개원할 118대 의회에서 케빈 매카시 공화당 원내대표와 하원의장 자리를 놓고 맞붙는다. 제프리스 의원이 하원의장으로 뽑히면 최초 흑인 하원의장이 된다. 하지만 공화당이 하원 다수당을 탈환해 매카시 원내대표가 차기 의장을 차지할 가능성이 크다.
공화당은 조사권을 지닌 하원의 다수당이 되자 조 바이든 대통령의 차남인 헌터 바이든 의혹을 정조준했다. 하원 감독위 공화당 간사 제임스 코머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어 “118대 의회에서 위원회는 바이든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 가족의 외국 파트너 현황을 평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워싱턴=정인설 특파원 surisur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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