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과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가 18일 정상회담을 하고 전기차 배터리와 신재생에너지, 반도체 등의 분야에서 경제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양국 정상은 이날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에 대해서도 한목소리로 규탄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산체스 총리와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정상회담을 열었다. 두 정상은 사전 환담과 정상회담에 이어 오찬도 함께했다. 한국과 스페인이 수교를 맺은 1950년 이후 스페인 총리가 방한해 양자 정상회담을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윤 대통령은 정상회담 후 열린 공동 언론발표 회견에서 “우리 두 정상은 양국 간 경제협력의 잠재력이 매우 크다는 데 공감했다”며 “특히 최근 양국 기업 간 상호 투자 진출 협력이 전기차 배터리, 태양력과 풍력 등 재생에너지를 포함한 미래전략산업으로 확대되고 있는 것을 환영한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 차원에서 필요한 지원을 지속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산체스 총리는 “한국에서 산티아고 순례길이 유명하다고 들었다”며 “이 길이 보여주듯이 우리 스페인과 대한민국이 먼 길을 함께할 수 있는 동반자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고 화답했다. 산체스 총리는 하루 전 삼성전자 평택 반도체 공장을 방문한 사실을 소개하며 “반도체는 세계 경제의 핵심 분야”라며 “스페인은 앞으로 이 분야에서 더 많은 발전을 모색하고 있다”고 했다.
스페인 정부는 자국 내 5㎚(나노미터·1㎚=10억분의 1m) 이하 미세 공정 반도체 공장을 유치하기 위한 논의를 삼성전자 측과 진행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산체스 총리는 “이번 방한이 최근 확대되고 심화한 양자 관계에 더 큰 힘을 실어줬다”고 평가했다.
양국 정상은 회담 개최 직전 북한의 도발 소식을 전해 들은 것으로 알려졌다. 윤 대통령은 “우리는 최근 북한이 전례 없는 빈도와 강도로 탄도미사일 발사를 감행하고 있음을 강력히 규탄했다”며 “산체스 총리와 저는 국제사회의 단합된 대응을 끌어내기 위해 긴밀히 공조해나가기로 했다”고 전했다. 산체스 총리도 “스페인은 최근 연이어 발사된 북한 미사일을 강력 규탄한다”며 “이렇게 고조된 갈등에 우려하는 바이고 (한국에 대한) 스페인의 지지를 표한다”고 했다.
좌동욱 기자 leftking@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