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반기 한국인이 해외에서 쓴 돈이 6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방역 규제 완화로 해외 여행이 급증한 데 따른 것이다. 외국인이 국내에서 3조6000억원이었다.
20일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내국인이 해외에서 소비한 지출 규모를 나타내는 거주자 소비지출 규모는 올해 상반기 5조9378억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5조4309억원)과 비교하면 9.3% 늘어난 수치다.
지난 2분기에만 3조1687억원으로, 전분기(2조7691억원) 대비 14.4% 확대됐다. 코로나19가 본격적으로 확산한 2020년 2분기 이후 분기 기준 처음으로 3조원을 기록했다.
외국인이 국내에서 소비한 지출 규모를 나타내는 비거주자 국내 소비 지출은 올해 상반기 3조5858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8.8% 늘어났다. 분기별로 보면 올해 1분기 1조2592억원, 2분기 1조5016억원으로 19.2% 증가했다.
문화체육관광부에 따르면 해외로 출국한 내국인은 올해 상반기 134만9648명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45만4519명) 대비 3배 가까이 폭증한 수치다. 한국으로 관광을 온 외국인은 올해 상반기 81만172명으로 나타났다. 전년 동일 기간(42만187명)과 비교하면 두 배 가까이 늘었지만, 해외로 나가는 내국인이 훨씬 더 많았다.
코로나19로 급감했던 여행수지(여행수입-여행지급) 적자는 최근들어 크게 늘어나고 있다. 올해 상반기 여행수지는 37억2430만달러 적자로, 지난해 같은 기간(33억2210만달러 적자)보다 12.1% 적자가 늘었다.
하반기 들어 여행수지는 휴가철을 맞아 8월(-8억3380만달러)에 올해 들어 한 달 기준으로 적자가 최고 수준에 달할 정도로 급증한 뒤 9월(-5억6850만달러)에는 적자 폭이 줄었다. 다만 지난해 같은 달(-4억8600만달러) 대비로는 8250만달러 증가했다.
한은 관계자는 "9월 여행수지의 적자 폭 감소는 여름 휴가철 등 계절적 영향에 따른 것"이라며 "방역 조치 완화로 출국자 수가 늘어나는 추세라 당분간 여행수지는 적자를 보일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