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G 투자 기준 놓고 美 정치권서 '갑론을박'

입력 2022-11-20 17:28   수정 2022-11-21 00:26

ESG(환경·사회·지배구조)를 투자 기준으로 삼는 것이 정당한 투자행위인가를 놓고 미국 내에서 진보·보수 정치인 간 갈등이 커지고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 민주당 소속 주지사가 공화당의 ‘반(反)ESG’ 행보를 비판하자 포브스가 이 비판을 반박하는 논평을 실었다. 대형 연금 운용사들은 ESG 투자 기조를 옹호하는 분위기다.

지난 14일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주지사는 경제매체 포천에 기고한 논평에서 “일부 공화당원이 ESG를 표적으로 삼으면서 민간 산업을 공격하고 있다”며 “기후 변화로 인한 위험을 무시하는 건 투자에서 명백한 재정적 위험 요소”라고 비판했다.

뉴섬 주지사가 ‘저격’한 대상은 텍사스, 플로리다, 웨스트버지니아 등 공화당 우세지역 정치인들이다. 이곳에서는 ESG 투자를 제한하거나 ESG 투자를 (투자 판단을 왜곡하는) 불공정거래 행위로 규정하는 법안이 잇달아 의회에 올라오고 있다. 플로리다주는 지난 8월 ESG 경영 대신 수익을 최우선으로 고려해 투자하도록 하는 결의안을 주지사 직권으로 통과시켰다.

뉴섬 주지사는 “ESG에 투자하는 가장 큰 상장지수펀드(ETF)는 최근 3년 새 자산 규모가 80배 증가했다”며 이것을 시장 왜곡으로 보는 것은 옳지 않다고 주장했다.

그러자 또 다른 경제매체 포브스가 뉴섬 주지사 비판에 나섰다. 15일 웨인 와인가든 태평양연구소(PRI) 의료경제·혁신센터 소장은 포브스 기고문을 통해 “뉴섬 주지사가 잘못된 정보를 투자자에게 퍼뜨리고 있다”며 “ESG 투자가 유행하는 것과 장기 수익이 늘어나는 것은 다른 얘기”라고 지적했다. ESG 펀드와 다른 펀드 간의 수익성에서 유의미한 차이가 확인되지 않았다는 얘기다.

ESG 투자를 주도하고 있는 대형 연금 운용사들은 방어에 나서고 있다. 약 4000억달러의 자산을 운용하는 캐나다연금계획투자위원회(CPPIB)의 존 그레이엄 CEO는 “ESG를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는 기업이라면 투자를 철회하겠다”며 ESG 투자를 옹호했다.

이주현 기자 dee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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