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은 자신의 퇴직연금 계좌를 확정급여(DB)형에서 확정기여(DC)형으로 변경하는 것을 고민한다면 예상되는 임금상승률과 기대 운용수익률을 먼저 비교해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21일 금감원이 발표한 '퇴직연금 DB·DC형 선택·전환 시 유의사항'에 따르면 DB형은 기업이 적립금을 운용하며 퇴직급여가 근무 기간과 평균 임금에 따라 정해진다. 금액은 '퇴직 전 3개월간 월 평균임금'에 계속근로연수를 곱해 산출한다.
반면 DC형은 개인이 적립금의 운용 방법을 결정하는 방식이다. 운용 성과에 따라 은퇴 시 퇴직급여가 달라진다.
금감원은 "임금상승률과 운용수익률을 비교해 DB형과 DC형을 선택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임금상승률이 기대 운용수익률보다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면 DB형을 유지하는 게 낫고 임금상승률보다 기대 운용수익률이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면 DC형이 낫다는 의미다.
금감원은 "승진 기회가 많고 임금상승률이 높으며 장기근속이 가능한 근로자 또는 투자에 자신이 없거나 안정성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근로자의 경우에는 DB형으로 가입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밝혔다.
이어 "반면 승진 기회가 적고 임금상승률이 낮으며 고용이 불안정해 장기근속이 어려운 근로자 또는 투자에 자신이 있거나 수익성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근로자의 경우에는 DC형으로 가입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금감원은 회사가 DB·DC형을 모두 도입한 경우 DB형을 DC형으로 전환하는 것은 가능하지만 DC형을 DB형으로 바꾸는 건 허용되지 않으므로 전환을 신중히 결정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DB형 가입자이면서 임금피크제 적용을 앞둔 경우라면 DC형으로 전환하는 게 유리하다.
금감원은 "임금피크제를 도입한 사업장의 근로자가 퇴직할 때까지 DB형을 유지할 경우 줄어든 평균임금만큼 퇴직급여도 감소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DC형은 일정 사유에 따라 중도인출이 가능하다는 점이 DB형과 구분되는 점이다.
퇴직연금 법령은 무주택자인 가입자가 본인 명의로 주택을 구입하는 경우 등 일부 사유에 한해 DC형 퇴직연금의 중도인출을 허용하고 있다.
다만 금감원은 "퇴직연금 적립금은 노후대비를 위한 주요 재원일 뿐만 아니라 DC형으로 전환한 이후에는 다시 DB형으로 복귀하는 것이 불가능하므로 중도인출을 위한 DC형 전환은 신중히 결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차은지 한경닷컴 기자 chachac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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