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청 특별수사본부(특수본)는 최성범 용산소방서장을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로 불러 13시간 넘게 조사했다.
최 서장은 21일 밤 11시 20분께 서울 마포구 특수본에서 조사를 마친 뒤 기자들을 만나 "(소방)대응 2단계는 제가 안 걸어도 누구나 걸 수 있고, 그걸 본부장이 대신 걸어줬다"고 말했다.
참사 당일 안전 순찰 근무지를 참사 현장 바로 옆인 해밀톤호텔 앞으로 정했지만 이를 이탈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적극적으로 해명했다.
최 서장은 "해밀톤호텔 앞에서 고정 근무를 한다고 해서 골목길 상황을 사전에 인식할 수 있는 건 아니었다. 호텔 앞에서 고정 근무를 했다고 해도, 밀려드는 인파가 많았기 때문에 골목길 상황을 인식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참사 당일 이태원 안전센터 차고 문 바깥에서 상황을 지켜보고 있었다"며 "인파 때문에 (사고 장소는) 안 보인다. 대로변은 다 볼 수 있는데, 골목길 상황은 알 수가 없다"고 설명했다.
참사 당시 상황 판단이 적절하지 않았던 것 아니냐는 지적에는 "대응 1단계 발령하고, 2단계 발령하고 하는 그 순간에, 지휘팀장과 제가 내린 발령, 그리고 본부장이 내린 발령은 판단이 적절했다고 본다. 그렇게 조사관한테도 전달했다"고 답했다.
이어 "희생되신 분들, 유가족분들께 관할 소방서장으로서 자리에 연연하지 않고 책임을 다하겠다고 했다. 그 부분은 고민하고 있다. 무엇보다 어떻게 위로의 말씀을 드려야 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날 이임재 전 용산경찰서장도 11시간20분가량 조사를 받았다. 이 전 서장은 조사를 마친 뒤 취재진에게 "조사에 성실히 임했고 사실대로 소명했다"고 밝혔다.
이 전 서장은 "고인과 유족분들께 끝까지 평생토록 죄송하고 또 죄송하다"고 거듭 사과했다.
김현덕 한경닷컴 기자 khd9987@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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