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런 버핏이 이끄는 벅셔 해서웨이가 라면부터 미사일까지 뭐든 사고파는 일본 종합상사 5곳에 대한 보유 지분을 최소 1% 포인트씩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인플레이션 시대에 소비자들에게 필요한 물품을 가리지 않고 조달하는 상사 비즈니스의 수익성에 주목한 것으로 분석된다.
21일(현지시간) CNBC와 블룸버그 등 외신에 따르면 벅셔 해서웨이는 미쓰비시 주식회사와 미쓰이 주식회사, 스미토모 주식회사의 지분을 각각 약 5%에서 약 6.6%로 늘렸다. 이토추 주식회사는 5%에서 6.2%로, 마루베니 주식회사는 5.1%에서 6.8%로 지분을 확대했다. 일본 감독 당국은 상장사 지분을 5% 이상 보유한 투자자가 1%포인트 이상 지분변동이 있을 경우 영업일 기준 5일 이내에 공시하도록 하고 있다.
버핏은 이미 일본 종합 상사에 대한 지분 확대 계획을 밝힌 바 있다. 2020년 8월에 처음 해당 회사들의 주식을 사들인 다음 가격에 따라 지분을 최대 9.9%까지 늘릴 수 있다고 말했다.
일본 종합상사는 다양한 제품을 다루는 탓에 비즈니스 모델이 복잡해 오랜 기간 저평가돼 있었다. 하지만 주로 원자재를 다루는 특성상 인플레이션이 오면 가장 크게 수혜를 볼 종목으로 주목받았다. 버핏 또한 이런 점을 높이 평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종합상사 투자를 위해 2019년 이후 3년 연속 총 7855억엔 규모의 엔화 표시 채권을 발행하기도 했다.
벅셔 해서웨이가 투자한 일본 종합상사의 주식은 모두 올해 들어 두 자릿수대 상승률을 기록해 일본 닛케이225지수가 올해 3%가량 하락한 것과 대조를 이뤘다. 미쓰이의 주가는 올해 들어 40% 이상 올랐고 스미토모와 마루베니는 모두 약 30% 상승했다. 미쓰비시와 이토추는 약 20% 급등했다.
벅셔 해서웨이가 지분을 1%포인트 이상 늘렸다는 소식이 알려진 날에도 마루베니와 미쓰비시상사의 주가는 2% 이상 올랐고, 스미토모 상사의 주가는 1%가량 올랐다.
한편 벅셔 해서웨이는 다른 아시아 지역 투자도 늘리고 있다. 벅셔해서웨이는 지난 3분기에 대만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TSMC 주식 약 6000만 주를 매입했다. 벅셔해서웨이가 TSMC 주식을 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주식 매입에 투자한 금액은 약 41억달러로 벅셔해서웨이가 3분기에 주식에 투자한 자금(90억달러)의 절반에 가까운 수준이다.
박신영 기자 nyuso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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