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방문한 대구 달성군 국가산업단지 내 대동모빌리티 공장. 이날 준공식을 한 이 공장에서 주로 생산할 제품은 ‘대동’이란 브랜드에서 떠올리기 쉬운 경운기나 트랙터가 아니라 전기 스쿠터다. 지름 350m 원형 주행시험장에서 시제작된 전기 스쿠터 GS-100에 올랐다. 오른손으로 레버를 살짝 돌리자 전기 모터가 조용하지만 강하게 반응했다. 전기 스쿠터는 체중 75㎏ 성인 남성을 태우고도 빠르게 속도가 올라갔다.
대동그룹은 올해로 창립 75주년을 맞은 농기계 전문기업이다. 1947년 김삼만 창업주가 경남 진주에 세운 대동공업사가 뿌리다. 경운기, 트랙터, 이앙기 등 농기계를 생산하며 업계 1위 자리를 굳건히 하고 있다. 최근에는 북미를 중심으로 글로벌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해 업계 최초로 연결 기준 매출 1조원을 넘어섰다. 올 3분기 누적 매출은 1조1367억원이다. 2년 연속 1조클럽에 가입했다.
대동그룹의 신사업을 맡은 대동모빌리티가 스마트팩토리에서 생산하는 제품은 전기 스쿠터 외에 바퀴가 달린 의자 형태의 스마트 로봇체어와 골프카트 등이다. 스마트 로봇체어는 조이스틱을 이용해 초보자도 쉽게 조작할 수 있다. 옴니휠(앞바퀴에 달린 12개의 측면 회전용 소형 바퀴) 덕에 제자리에서 360도 회전이 가능하다. 골프카트에는 초음파 센서 등이 장착돼 충돌 방지 기능이 강화됐다.
현장에서 종이로 된 서류는 찾아보기 힘들었다. 모든 작업지시서는 키오스크와 모니터를 통해 전달됐다. 작업자는 제품마다 필요한 토크 체결값 등을 확인하고 작업을 수행했다.
전사적자원관리(ERP)와 제조실행시스템(MES)도 적극 도입했다. 종합관제상황실에서 생산 전 과정을 실시간 모니터링한다. 빅데이터를 수집 분석해 생산 효율을 높였다. 물량에 따라 유연하게 대응하는 무인운반로봇(AGV)도 특징이다. 생산 라인이 고정돼 있는 컨베이어벨트 생산 방식과 달리 AGV는 생산 라인을 가변적으로 운영할 수 있다. 생산 기종을 빠르게 변경할 수 있으며 물량 증가에 따라 생산 능력도 확대할 수 있다.
원유현 대동모빌리티 대표는 “스마트팩토리 준공을 시작으로 마이크로모빌리티 선도 기업이 되는 새로운 출발점에 섰다”고 했다.
대구=김진원 기자 jin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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