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니 디자인 창시자 주지아로와 협업
-차세대 아이오닉 5에 포니 디자인 유지
언제부터인가 현대자동차는 연(連)을 강조하기 시작했다. 다양한 제품으로 과거 및 현재와 미래를 잇고 나아가 소비자와 인연을 통해 이야기를 만들어가겠다는 것이다. 최근 현대차가 자동차 디자인 역사의 거장으로 꼽히는 조르제토 주지아로를 한국으로 초대해 토크쇼에 세운 이유도 여기에 있다.
지난 24일 현대차 마북연구소 인재개발원에서 열린 토크쇼에는 주지아로 외에 루크 동커볼케 현대차그룹 CCO 부사장, 이상엽 현대디자인센터장 부사장 그리고 1세대 포니와 아이오닉5가 무대에 올랐다. 포니와 포니를 디자인한 사람, 그리고 포니를 전기차로 재해석한 작품과 이를 만들었던 사람들이 모두 하나의 인연으로 이어진 셈이다.
앞서 21일 방한한 주지아로는 현대차 남양연구소를 찾아 디자인 현황을 둘러보고 울산 1공장도 다녀왔다. 울산 1공장은 과거 포니에 이어 지금 아이오닉 5를 생산하는 곳이다. 주지아로는 "당시 공급사도 적었고 시설도 빈약했지만 모두 최선의 노력을 다해 포니를 만들었다"며 옛날을 회상했다.
주지아로는 1974년 포니 쿠페를 계기로 현대자동차와 동행을 시작했다. 이후 20년간 포니, 엑셀, 프레스토, 스텔라, 쏘나타, 엘란트라, 스쿠프 등의 디자인을 선보여 왔다. 그리고 포니 쿠페 이후 약 50년 만에 다시 현대차와 손을 잡게 됐다. 사라진 현대차의 첫 콘셉트카, 포니 쿠페를 복원하기 위해서다.
현대차는 이달 중순 포니 쿠페 콘셉트 복원 프로젝트를 가동했다. 포니 쿠페는 1974년 이탈리아 토리노 모터쇼에 공개된 콘셉트로, 쐐기형 페스트백의 미래지향적인 디자인이 특징이다. 지금까지도 현대차 디자인에 적지 않은 영감을 주고 있다. 대표 제품으로는 양산형 포니와 아이오닉 5, N 비전 74 콘셉트가 있다. 하지만 정작 포니 쿠페에 대한 자료는 대부분 유실돼 몇 장의 사진과 드로잉만이 남아있다. 그래서 동커볼케 부사장과 이상엽 부사장은 토리노를 직접 찾아가 주지아로에게 프로젝트를 건의했고 그는 수락했다. 복원 프로젝트의 결과물은 2023년 봄 공개될 예정이다.
동커볼케 부사장은 "2016년 현대차에 들어왔을 당시 회사만의 아이콘이 존재하지 않다는 것에 놀랐다"며 "진정성 있는 차를 만들려면 포니 디자인의 창시자인 주지아로에게 부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현대차 지난 50년의 출발점이 포니였다면 앞으로 50년의 출발점은 아이오닉 5"라며 "포니 쿠페를 복원하는 일은 현대차의 영적인 아이콘을 되살리는 일로 주지아로와 함께 향후 50년을 준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동커볼케 부사장은 포니 쿠페 복원을 통해 전달하고 싶은 메시지로 감성과 다양성을 꼽았다. 그는 "포니 쿠페는 순수한 디자인과 현대차의 모든 DNA를 가장 아름다운 방식으로 구현한 차이자 모두가 운전하고 싶어 하는 차"라며 "많은 자동차 회사가 SUV에 집중할 때 우리는 하나의 차종에 집중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포니 쿠페 복원으로 보여줄 것"이라고 전했다.
이상엽 부사장은 "과거 제품을 계승해 정체성을 유지하는 디자인 고민을 계속 하고 있다"며 "포니 디자인을 이어온 아이오닉 5도 후속 제품을 통해 계승하는 디자인의 정점을 이룰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차세대 아이오닉 5에 대한 힌트도 제시했다. 동커볼케 부사장은 "훌륭한 디자인은 DNA와 미래 비전에 대한 긴장감에서 나온다고 생각한다"며 "여러 요소를 물려받아 새 기술과 결합해 완성도 높은 디자인을 완성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주지아로는 "포니를 디자인했던 시절, 치열한 글로벌 자동차 시장에 도전장을 낸 한국과 현대차 디자인을 맡아 뿌듯했다"며 "현대차 브랜드 유산을 기념하는 포니 쿠페 콘셉트 복원을 함께 하게 돼 매우 영광스럽다"고 전했다.
한편, 주지아로는 이탈리아 디자인 회사인 GFG스타일의 설립자 겸 대표다. 주요 작품으로는 알파로메오 알파수드, 피아트 판다, 란치아 델타, 마세라티 3200GT, 폭스바겐 골프, 현대차 포니, 드로리안 DMC12, 대우 레간자 등이 꼽힌다. 1999년에는 20세기 최고의 자동차 디자이너에 선정됐으며 2002년에는 자동차 명예의 전당에 오르기도 했다.
구기성 기자 kksstudio@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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