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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막의 숨은 진주’로 불리는 카타르가 1년 내내 무더울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반은 맞고 반은 틀리다. 11~2월에는 카타르에도 겨울이 찾아온다. 한낮에는 밖에 5분만 서 있어도 땀이 쏟아지지만 밤에는 온도가 12도까지 떨어진다. 모래바람이 부는 날에는 체감 온도가 더 떨어진다. 이 시기에 카타르를 여행한다면 긴 옷은 필수다. 밤에 쌀쌀하기는 하지만 돌아다니기엔 괜찮다. 관광객들은 대부분 낮에 휴식을 취하고 해질 무렵인 오후 5시부터 거리로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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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타르에서 가장 먼저 가볼 만한 곳은 코르니시 해변 남쪽에 있는 카타르 국립 박물관이다. 도하의 지하철 골드 라인을 타고 내셔널 뮤지엄 역에 내리면 된다. 프랑스 건축 거장 장 누벨이 설계하고 현대건설이 시공한 국립 박물관에서는 아랍 지역민의 생활사와 카타르의 역사 및 자연사와 관련된 자료, 8000여 점의 유물을 볼 수 있다. 카타르의 랜드마크인 이 박물관은 독특한 외관 디자인으로 멀리서도 관광객의 이목을 사로잡는다. 건축물의 모티브는 아랍계 유목민 베두인의 전통 문양인 ‘사막 장미 모양’에서 따왔다. 장 누벨은 크림색 원판을 여러 개 겹쳐 놓은 것 같은 디자인을 통해 ‘과거와 현재를 잇는 다리’라는 의미를 표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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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하의 호텔·상업 밀집지구 웨스트 베이 북부에는 4㎢ 규모의 인공섬 ‘더 펄 카타르’가 있다. 2018년 150억달러(약 20조원)를 들여 조성됐다. 수많은 원형 섬 위에 세워진 마천루가 인상적이다. 카타르에서 유일하게 외국인이 토지를 소유할 수 있는 이곳엔 2만7000여 명이 거주하고 있다. 스페인, 모로코, 이탈리아, 프랑스 등 세계 각국의 문화를 즐길 수 있으며 야경이 뛰어나고 맛집이 많은 곳이다. 거리에는 명품 브랜드숍과 수입차 전시장 등이 즐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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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개막을 앞두고 지난 15일 개장한 ‘B12 비치 클럽 도하’는 카타르의 해변 문화를 즐길 수 있는 곳이다. 월드컵 경기 관람 시 받는 하야카드 소지자들은 무료로 입장할 수 있다. 오전 10시부터 노을이 지는 시간까지 여유롭게 해수욕을 즐길 수 있다. 야자수 잎으로 만든 파라솔에 선베드가 놓여 있다.
해수욕을 원하지 않는다면 비치클럽에서 다양한 음료와 음식을 맛보며 사막의 해변을 감상할 수 있다. 클럽 내부는 카타르의 국기 색상인 자주색과 사막의 모래를 상징하는 노란색이 어우러져 있다. 가격은 과일주스 한 잔이 1만5000원 정도로 비싼 편이다. 마트에 장 보러 갈 때도 무릎을 덮어야 하는 나라에서 수영복을 입고 다니는 사람들을 보는 것만으로도 이색적인 경험이다. 11~2월 카타르 해변은 해수 온도도 적당해 수영을 즐기기에 더없이 좋다. 다만 커플이나 가족을 위한 공간으로 혼자서는 입장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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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타르의 대표 전통시장인 수크 와키프는 도하 최고의 관광지이자 번화가다. 해변을 지나 작은 골목길을 통과하면 나오는 수크 와키프는 낮보다 밤이 더 번화하다. 그야말로 ‘아라비안나이트’가 펼쳐진다. 거리 양옆으로 들어선 향신료·전통의복·수공예품·기념품 상점이 전 세계 관광객들을 유혹한다. 이곳엔 카타르 전통 음식을 파는 레스토랑이 많다. 물담배(시샤)를 체험할 수 있는 이색 카페도 있다.
출출한 배를 채우려는 관광객에겐 한국인들이 많이 찾는 양고기 맛집 ‘알 카이마’를 추천한다. 수크 와키프에서 골드 라인을 타고 조안역에서 내리면 바로 보인다. 예전에 대한민국 축구 대표팀이 방문해 양갈비 200인분을 먹은 곳으로 유명하다. 24시간 영업하며 주말에는 사람들로 북적인다. 최고 인기 메뉴는 ‘양고기 찹스’로 40리얄(약 1만4800원)에 즐길 수 있다.
도하=방준식 기자 silv0000@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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