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광화문광장 거리 응원에 당초 예상보다 3배 넘는 인파가 몰렸다.
25일 서울시와 경찰 등에 따르면 전날 월드컵 거리 응원을 위해 광화문광장을 찾은 시민은 2만 6000여명에 달했다.
붉은악마는 당초 8000여명이 참석할 것으로 예상하고 총 5개 구획(섹터)으로 나눠 시민을 분산 수용할 계획이었다. 예상보다 많은 시민이 몰려들자 경찰은 신속히 펜스를 일부 걷어내고 광장 동쪽 세종대로의 차량 통행을 막아 자리를 더 마련했다.
섹터에 들어가지 못한 수백명의 시민들은 광장 한쪽에 서서 경기를 지켜보기도 했다. 이날 경찰은 경기 내내 질서와 안전 확보에 총력을 기울였다.
시민들도 서두르지 않고 스스로 거리를 유지하려는 모습이었다. 자정 가까운 시각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리자 펜스 주변에 있던 사람들이 한꺼번에 쏟아져 나왔고, 뒤이어 섹터 안에 있던 관람객들도 순차적으로 귀가하기 시작했다.
미리 대기하고 있던 안내 요원이 경광봉을 흔들며 시민들을 한쪽으로 이동시켰고 교통경찰들은 횡단보도에 대기하며 시민들의 귀가를 도왔다.
지하철역 입구에도 안내 인력이 대기했다. 경찰은 지하철 5호선 광화문역 출구마다 펜스를 치고 2~3명씩 차례로 들어가도록 안내했다.
현장에서 통합상황실을 운영한 서울시에 따르면 24일 거리 응원으로 응급상황이 발생한 일은 없었다.
시민들은 쓰레기를 곳곳에 마련된 파란색 종량제봉투에 주워 담으며 자리를 정돈했다. 일부 시민은 쓰레기를 그대로 둔 채 떠났지만, 대다수는 적극적으로 쓰레기를 치웠다.
한 사람은 봉투를 잡고 다른 사람은 쓰레기를 넣는 등 도와가며 정리하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이날 응원에 참여한 한 시민들은 연합뉴스 인터뷰에서 "안전관리가 매우 잘 됐다고 느꼈다. 통행로를 넓게 확보하고 경찰이 수시로 상황을 관리한 게 기억에 남고, 시민들도 질서 지키려고 노력하는 거 같았다"고 말했다.
다른 시민은 "통행로에 잠깐만 서 있어도 바로 이동하라고 칼같이 통제해서 정체가 불가능했다"며 "사실 이 정도만 돼도 관리가 충분하다고 생각해 이태원 참사가 더 안타깝게 느껴졌다"고 덧붙였다.
김현덕 한경닷컴 기자 khd9987@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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