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11월 25일 15:39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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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증권이 지난해 12월 인수한 MS상호저축은행에 180억원을 지원하기로 결정하면서 자회사의 재무 부담이 모회사로 전이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가파른 금리 인상과 부동산 경기 침체로 저축은행의 자산 건전성이 악화되는 가운데, SK증권의 공격적인 인수합병(M&A) 전략이 부메랑이 되어 돌아올 수 있다는 지적이다.
한국신용평가(이하 한신평)는 25일 SK증권이 자회사인 MS상호저축은행에 대한 유상증자 결정과 관련해 "출자 규모는 감내할 수 있는 수준이나 시장지위가 열위한 MS상호저축은행에 대한 지원 부담은 SK증권 재무안정성에 부정적"이라고 밝혔다.
이번 유상증자로 SK증권이 출자하는 금액은 총 180억원이다. 올 3분기 기준 SK증권의 자본 규모(6247억원)의 2.9%로 가용 유동성 등을 고려할 때 감내할 수 있는 수준이라는 게 업계의 평가다.
그러나 2019년 트리니티자산운용을 인수한 데 이어 피티알(PTR)자산운용과 중국 투자 특화 운용사 조인에셋 글로벌자산운용 등에 잇달아 투자하면서 SK증권의 재무 부담이 커지고 있다는 게 증권가의 지적이다. 올해 들어 신기술 투자 펀드와 PEF 출자 등 펀드 투자 실적이 부진한데다 자기자본과 운용자산에 비해 판관비 부담이 과도하다는 점이 실적 부진으로 이어지고 있다.올 3분기 SK증권의 영업이익은 전년대비 82.5% 감소해 유안타증권에 이어 가장 많이 실적이 줄었다.
투자은행(IB) 업계는 금리 인상과 부동산 경기 침체로 SK증권의 영업 실적이 악화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SK증권의 우발채무는 올 3분기 기준 3875억원으로, 자기자본 대비 62%에 이른다. IB 사업을 확대하는 과정에서 채무 규모와 비중이 모두 증가했다. 나이스신용평가에 따르면 지난 9월 말 SK증권의 우발채무 중 부동산 PF 관련 익스포저는 2793억원으로 90.9%를 차지했다. 브릿지론과 중후 순위 비중이 높았다.
부동산 PF ABCP 차환 부담도 커지고 있다. 다음 달부터 내년 2월까지 SK증권이 채무 보증한 2000억원 규모의 부동산 PF ABCP의 만기가 돌아온다. 이중 절반인 1100억원이 연내 만기다. SK증권은 중소형사 보증 PF-ABCP를 먼저 매입하는 1조8000억원 규모의 제2 채안펀드의 지원받으면 차환 부담을 완화할 수 있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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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축은행의 특성상 자산 건전성이 부동산 경기에 큰 영향을 받는다. SK증권은 MS상호저축은행을 인수할 당시 부동산 PF 대주단 공동 참여 등 IB 사업 부문에서 시너지를 기대했으나 대구 경북 지역의 부동산 가격이 급락하면서 IB 영업을 확대하지 못했다. 수신기관 간 금리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높은 레버리지를 사용하는 MS상호저축은행의 조달 금리 경쟁력도 약화했다는 분석이다.
나이스신용평가는 "부동산 경기 하강 및 PF 유동화시장 위축이 장기화할 경우 우발부채 현실화에 따른 자금 소요 규모가 추가로 증가할 수 있다"며 "SK증권과 MS상호저축은행이 시너지를 창출하기까지는 시일이 소요될 것"이라고 말했다.
MS상호저축은행은 유상증자로 조달한 자금으로 BIS 비율 제고 등에 사용할 예정이다. MS상호저축은행은 지난 10월 31일 결손금 보전을 위해 임시 주주총회를 통해 무상감자(주식소각)를 결정했으며 금융위원회의 인가를 기다리고 있다. 유상증자로 인한 신주 취득일은 다음 달 22일로 예정돼있다.
김예일 한신평 선임애널리스트는 "최근 금융시장 변동성이 높아지면서, 자회사 영업 실적도 악화할 가능성이 커졌다"며 "엠에스상호저축은행 등 자회사의 사업 성과와 이에 따른 SK증권의 재무 부담 영향을 지속 모니터링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전예진 기자 ac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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