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의 ‘실적 피크아웃(정점 통과 후 하락)’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올해 양호한 성적표를 거둔 기업들도 내년부턴 세계적 경기 침체 여파로 쪼그라든 실적을 내놓을 가능성이 높아서다. 이 때문에 ‘튼튼한 실적주’ 선호도가 더 높아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지난 2, 3분기 연속 ‘어닝 서프라이즈(깜짝 실적)’를 기록한 기업 가운데 내년 연간 영업이익 증가율도 높은 기업은 주로 2차전지, 태양광 등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수혜주인 것으로 나타났다. 포스코케미칼과 피엔티, 현대에너지솔루션, 넥스틴 등이다.
유명간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상장사의 본격적인 실적 둔화가 불가피해진 만큼 증시에서 호실적을 유지하는 기업의 프리미엄은 더욱 커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시가총액 5000억원 이상 상장사 중 2, 3분기 연속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하고 내년 영업이익 증가율 추정치도 높은 대표적인 기업은 포스코케미칼인 것으로 나타났다. 4분기 영업이익 증가율은 272%, 내년은 88.4%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포스코케미칼은 국내에서 유일하게 양극재와 음극재를 함께 생산할 수 있는 회사다. 내년 2차전지 소재 매출 비중을 77%까지 확대한다는 목표다.
박진수 신영증권 연구원은 “2025년 말까지 북미에서 총 9만t 규모의 양극재 생산 능력을 확보하는 만큼 미 IRA의 수혜도 고스란히 누릴 수 있다”며 “추가 수주에 따른 생산능력 확대 가능성도 높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태양광 모듈업체인 현대에너지솔루션의 4분기와 내년 영업이익 증가율도 각각 479.5%, 18.1%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내년 영업이익 추정치는 1개월 전 대비 31.3% 급증했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미 IRA 세제 혜택 확대로 미국 지역의 태양광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데 따른 수혜를 볼 것”이라고 내다봤다.
넥스틴, 두산, LS일렉트릭 등도 올해에 이어 내년에 큰 폭의 영업이익 증가율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심성미 기자 smshim@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