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이 정보통신(IT) 기술을 활용해 연내 총 10억명이 ‘지속 가능한 행동’을 할 수 있도록 이끌겠다고 발표했다. 국가·기관·기업 등에 자사 기술과 데이터 등을 지원해 보다 친환경적인 선택을 하도록 돕겠다는 얘기다.
구글은 지난 22일 ‘지속가능성을 위한 해결’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같이 밝혔다. 스콧 버몬트 구글 아시아태평양 총괄 사장은 “클라우드와 인공지능(AI) 등 IT 기술을 활용해 지속가능성 문제 해결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최근 아태지역 13개국을 돌며 정부·기업 등과 지속가능성을 키우는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며 “아태지역에선 IT 기술을 활용해 기후 문제 등에 대한 해결책을 찾겠다는 의지가 뚜렷하다”고 했다. 구글에 따르면 일반 이용자들 사이에서도 이같은 추세가 커지고 있다. 최근 구글 검색어 순위에 ‘지속가능성 방안’, ‘재활용 방법’ 등이 상위권에 올라있다는 설명이다.
구글은 세 가지 방향으로 아태지역에서 지속가능성을 지원할 계획이다. △저변 확대 △혁신 기술 투자 △파트너사 지원 등이다. IT 기술 활용 워크샵 프로그램 등을 통해 보다 많은 사람들이 실제적인 지속가능성 행동에 나설 수 있도록 이끌 예정이다.
순환경제 관련 기술·기업 등에도 투자한다. 구글은 최근 청정에너지구매협회(CEBA)와 청정에너지수요이니셔티브(CEDI) 등에 100만달러(약 13억원)을 지원한다고 발표했다. 내년 2월부터는 순환경제 스타트업을 위한 액셀러레이팅 프로그램을 연다.
머신러닝(ML) 등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한다. 머신러닝으로 신호등 효율성을 높여 교통 흐름을 개선하는 게 그런 예다. 구글은 “이를 통해 교차로 대기 시간과 차량의 연료 소비량이 10~20%가량 감소한다”고 했다.
디지털전환을 통해 지속가능성을 높이기도 한다. 인도네시아의 ‘아루나’ 프로젝트가 그런 예다. 구글어스 엔진을 활용해 어부들에게 해양보호구역과 선박 이동경로 등을 보여준다. 어부들의 불법 조업을 막아 해양 생태계를 보존하기 위해서다.
구글워크스페이스와 구글클라우드 등을 통해 글로벌 시장 수요 패턴과 날씨 정보도 알린다. 어부 입장에선 수익이 늘고, 환경 측면에선 버려지는 생선을 줄여 생태계에 도움이 된다는 설명이다. 아루나는 그간 3만6000명 넘는 시골 어부들을 글로벌 시장에 연결했다.
구글은 자체 환경 데이터를 모으고 있다. 구글 지도 스트리트뷰(거리 보기) 정보를 모으는 자동차에 공기질 센서를 탑재해 지역별로 공기질 데이터를 모아 공개한다. 정책입안자들이 도시 내에서 공기질 개선이 필요한 주요 지역을 파악해 도시 계획 등에 반영할 수 있다는 얘기다.
구글어스 엔진을 활용한 ‘프로젝트 선루프’도 사례로 들었다. 이용자마다 태양광·태양열을 가장 효율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방법을 맞춤형으로 알려주는 서비스다. 구글지도에서 집을 검색하면 개인화된 태양에너지 분석을 받을 수 있다. 태양광 체계를 적용할 경우 이용자가 아낄 수 있는 전기 요금과 탄소절감량 등을 알려준다.
일본의 도쿄전력(텝코)가 이를 이용하고 있다. 구글어스 엔진 API를 기반으로 루프탑 태양광 설비 시뮬레이터 ‘선클’을 운영한다. 텝코 관계자는 “기존엔 직원이 일일이 집을 방문해 따져봐야 했던 정보를 누구나 편리하게 알 수 있게 됐다”며 “재생에너지 활용 문턱을 낮춘 것”이라고 설명했다.
개인 이용자를 위해선 탄소발자국 모니터링 기능 등을 운영한다. 비행기 노선 등 여행 경로에 따라 탄소 배출량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알려준다. 케이트 브랜트 구글 최고지속가능경영책임자(CSO)는 “많은 이들이 지속 가능한 행동을 보다 쉽고 편리하게 할 수 있게 하는게 구글의 목표”라고 말했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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