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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대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이 작년 12월 709조529억원에서 올해 10월 693조6475억원으로 10개월째 쪼그라들고 있는 것과는 다른 양상이다. 금융권에선 금리 차이 때문이라고 보고 있다. 예금 잔액의 최대 95%까지 빌릴 수 있는 예담대의 금리는 가입 당시 수신 이자율에 1~1.25%포인트를 더한 수준으로 정해진다. 은행권이 현재 주로 팔고 있는 연 4%대 중반 예금을 담보로 맡길 경우 대출 금리는 연 5% 중후반대가 된다. 5대 은행 신용대출 금리 하단이 연 6%를 넘은 것과 비교할 때 예담대가 더 저렴하다.
약관대출의 금리 체계도 기준금리 격인 예정이율(금리확정형)이나 공시이율(금리연동형)에 가산금리가 붙는 구조다. 가산금리는 회사마다 차이가 있지만 대개 1.5~2%포인트 사이다. 생명·손해보험협회 공시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보험사들의 금리 연동형 약관대출 평균금리는 연 3.06~4.74% 구간에 형성돼 있다. 금리확정형은 평균금리가 연 7~8%대에 달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한 금융권 관계자는 “예담대와 약관대출 모두 대출 기간에도 금융사가 예금이자나 예정이율 등을 제공하는 점을 감안하면 차주의 실제 부담은 연 1~2%대 가산금리에 그치는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수수료 없이 자유롭게 중도 상환이 가능하고 온라인을 통해 간편하게 신청할 수 있는 것도 두 대출의 특징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가령 1년짜리 상품 만기가 3개월 정도밖에 남지 않아 정기예금을 도중에 깨지 못하는 소비자들이 예담대를 활용하는 경향이 있다”며 “예금이 없는 사회초년생 등은 청약통장을 담보로 레버리지를 일으키기도 한다”고 전했다. 약관대출 증가 현상을 불황의 단면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보험사들이 보험료 납부가 부담돼 중도해지하려는 고객들에게 약관대출을 안내하는 경우가 적지 않은데, 그만큼 ‘돈이 궁해’ 보험을 깨려는 수요가 늘었다고 볼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인혁 기자 twopeopl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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