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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티세미콘은 작년 5월 CB 200억원어치를 발행해 코스닥 신기술투자회사인 리더스기술투자 경영권을 인수했다. 이 무자본 인수합병(M&A)의 자금을 유진투자증권이 댄 셈이다. 특수목적법인(SPC)을 설립, 전자단기사채를 팔아 자금을 모은 후 에이티세미콘 CB를 사들였다. CB에 부실이 생기면 유진투자증권이 갚아주는 확약 조항도 넣었다. 그러면서 CB에 대한 콜옵션 100%를 대주주 측에 넘겼다. 에이티세미콘 CB 금리는 연 6%. 리더스기술투자 지분과 일부 예금을 담보로 잡았다. 한 증권사 기업금융 담당자는 “유진투자증권이 거둔 수익은 5% 안팎으로 추정되는데 한계기업의 부도 가능성을 고려하면 적은 수익을 위해 큰 리스크를 진 것”이라며 의아해했다. 유진투자증권 관계자는 “당시 에이티세미콘 증자 주관 업무를 맡아 그 연장선에서 리더스기술투자 인수금융을 대준 것”이라고 말했다.
CB는 장외로 돌고 돌다가 주가가 반짝하면 주식으로 전환돼 장내에서 팔렸다. CB 매물 폭탄은 연중 내내 쏟아지고 있다. 2020년 이후 주식으로 전환된 에이티세미콘의 CB 규모는 516억원에 이른다. 작년 4월 무상감자를 시행한 직후 1426만 주였던 발행주식 수는 현재 7228만 주로 다섯 배 이상 늘었다. 주가는 2020년 9월 8000원에서 1400원(28일 종가 기준)까지 추락했다.
아임은 한 대표 등에게 에이티세미콘 CB 중 일부를 장외로 넘겼다. 이들은 주가가 오를 때마다 CB를 주식으로 전환해 차익을 거뒀다. 한 대표가 올해 4월부터 8월까지 올린 이익은 43억원 안팎으로 추산된다.
아임은 에이티세미콘에 CB 인수대금 300억원을 완납하지 않았다. 현재까지 납입한 대금은 130억원에 불과하다. 아임은 단계적으로 에이티세미콘 CB를 처분해 인수대금을 마련하고 있다. 주가가 부진하면 납입 일정을 연기하고 있다. 한 기업금융 전문가는 “이미 발행된 CB로 땅 짚고 헤엄치기식의 차익거래를 하고 있는 셈”이라며 “결국 개인투자자 피해로 돌아오고 있다”고 지적했다.
최석철/조진형 기자 dolso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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