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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임머신을 타고 온 줄 알았네요." 서울 청계광장에서 처음 서비스를 시작한 자율주행셔틀을 탄 '1호 승객' 김이혜란 씨(69)는 이같이 말했다. 광화문 인근 직장에 다니는 김이 씨는 그동안 청계광장에서 자율주행셔틀을 테스트하는 과정을 유심히 지켜봤다고 했다.
자연스레 호기심이 생겨 일반인 탑승을 시작하는 첫날인 지난 25일 한 걸음에 달려왔다는 그는 "서울이나 부산처럼 교통 체증이 심한 곳이나 주요 도시에 자율주행셔틀이 다녀 매연도 덜 나오고 교통체증도 줄어들면 좋겠다"며 웃어보였다.
청계천에서 운행을 시작한 자율주행셔틀은 포티투닷(42dot)이 개발한 것이다. 기존 양산차에 자율주행 키트를 부착하는 형태가 아니라 기획 단계부터 자율주행 대중교통을 목적으로 만든 전기차 기반의 PBV(목적 기반 차량)다. 현대자동차그룹은 지난 8월 포티투닷을 인수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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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계광장 일대는 사람이 운전하기에도 교통 상황이 썩 좋지 않은 대표적인 곳으로 평가된다. 지난 25일 실제로 자율주행셔틀을 체험해보니 역시 도로 위 변수가 매우 많았다. 불법 주·정차도 많았고 정차된 차 문이 갑자기 열리는 경우도 있었다. 도로 폭이 좁고 자동차 이동량이 대로처럼 많지 않은 데다, 주변에 상가가 밀집해 있다 보니 갑자기 무단횡단 하는 보행자도 많이 보였다.
자율주행차가 무사히 달릴 수 있을지 걱정될 정도였지만 셔틀은 생각보다 안전하게 달렸다. 횡단보도를 몇 미터 앞에 두고선 무조건 감속한 뒤 신호등에 빨간불이 켜지자 횡단보도 앞 정지선에 맞춰 문제없이 정차했다. 예상밖의 무단횡단에도 잘 대처하는 편이었다. 레이더와 카메라로 감지한 뒤 멀리서부터 속도를 줄였다. 기자가 사진을 찍으려 자율주행 탑승시 필수적으로 착용해야 하는 안전벨트를 잠깐 풀자 경고음이 크게 울리기도 했다.
초기 자율주행셔틀의 안착을 위해 일부 구간은 자율주행모드가 아닌 수동으로 운행된다. 서울시와 협의가 이뤄진 곳은 약 3곳으로, 세운상가 근처 공사장 인근과 청계광장 쪽 사고 위험이 높은 곳과 유턴 구간 정도다. 수동모드로 전환할 경우엔 내부 디스플레이에 수동 모드로 전환됐다는 신호가 뜬다.
두 명의 세이프티 드라이버가 동승했다. 돌발 변수 가능성에 대비하기 위해서다. 수동모드 전환시 운전도 수행한다. 현장 관계자는 "세이프티 드라이버는 자율주행 기술을 보완하고 현재 기술로는 해결되지 않는 서비스 부분까지 수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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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율주행차가 향후 '대중교통' 역할을 할 수 있게 하는 다양한 기술적 요소 중 하나는 자율주행차가 다양한 도로교통 환경에서 얼마나 많은 실제 데이터를 쌓을 수 있느냐에 달려있다. 다양한 도로 교통 현장 상황에 부딪쳐 그만큼 많은 데이터를 축적하며 학습해야 한다는 뜻이다.
자율주행셔틀이 운행되는 청계광장에서 만난 현장 관계자말에 따르면 자율주행셔틀 초기에는 택배차에 붙어있던 배우 공유의 사진도 '보행자'로 인식했다고 한다. 현재는 데이터 고도화를 통해 해결됐다. 다양한 교통 상황을 겪으면서 "계속 많이 달려야 안전해지는 자율주행차"인 셈이다. 다소 모험적으로 여겨질 수 있는 청계광장 운행이 의미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앞서 24일 열린 '청계천 자율주행버스 운행 선포식에서 "보행자, 자전거, 상업용 오토바이 등이 혼재된 청계천 주변의 도로 상황이 자율주행을 시험하기에는 쉽지 않은 환경인데 이를 역설적으로 말하면 이곳에서 시범 주행이 성공한다면 서울 시내 어디에서도 성공할 확률이 매우 높아지는 것"이라고 강조한 바 했다.
송 대표는 "포티투닷은 지금까지 다양한 도로교통 환경에서 축적된 데이터를 활용해 (자율주행셔틀을) 고도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수진 한경닷컴 기자 naiv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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