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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8일 서울 잠실 롯데콘서트홀에서 열린 독일 베를린 슈타츠카펠레의 내한공연(사진) 첫날 현장. 2부에 연주된 브람스 1번 4악장에서 이날 포디엄에 선 틸레만 특유의 개성과 스타일이 가장 명확하게 드러났다. 틸레만은 쉼표 없이 연결되는 서주와 제시부 사이에 마치 ‘브루크너 휴지(休止)’처럼 쉼을 둬 주제의 변환이 주는 극적 효과를 도드라지게 했다. 서주의 피치카토(현을 손끝으로 튕겨 연주)에선 온몸을 사용해 셈여림을 표현했고, 유려한 양손 동작으로 능수능란하게 완급을 조절해 가며 ‘승리의 피날레’를 폭발적으로 이끌었다. 브람스 교향곡 전곡(1~4번) 중 가장 극적인 악장의 서사를 다채롭고 역동적으로 연출했다.
바렌보임이 중도에 건강상 이유로 하차하고, 틸레만이 대체 지휘자로 낙점됐지만 기대는 크게 사그라지지 않았다. 바그너와 브루크너, 리하트르 슈트라우스 등 독일 레퍼토리에 정통한 틸레만이 브람스는 어떻게 해석해 들려줄지 관심이 쏠렸다. 레퍼토리도 첫날 공연에서 연주 효과가 큰 1번을 2부로 돌리고, 2번을 먼저 연주한 것 빼고는 그대로였다.
관악에서 초반부터 잔 실수가 이어지고, 1번 2악장 후반부의 악장 바이올린 솔로를 호른의 저음이 잘 받쳐주지 못하는 등 세세한 앙상블이 조금씩 흔들린 점은 아쉬웠다. 현악과 관악 파트 간 합이 조금씩 어긋나기도 했는데 이를 지휘자가 의도한 것이라면 호불호가 엇갈릴 대목이다. 전체적으로는 비단결처럼 매끄럽기보다 다소 거칠지만 활력이 넘치는 브람스를 들려줬다.
틸레만과 베를린 슈타츠카펠레는 30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브람스 3번과 4번을 연주한다. 1번, 2번과는 색채와 성격이 다른 두 작품에선 어떤 브람스를 보여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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