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놈의 XX가"…편의점 알바생 머리채 잡고 폭행한 남성

편의점에서 물건을 던지며 반말로 시비를 건 손님에게 알바생이 반말로 대꾸했다는 이유로 무차별 폭행을 당하는 사건이 벌어졌다.

지난달 30일 MBC 보도에 따르면 지난달 24일 서울 강동구의 한 편의점에 찾은 중년 남성 A씨가 알바생을 상대로 폭행해 전치 3주의 부상을 가했다.

공개된 CCTV 영상에는 주황색 사우나 복에 외투만 걸친 중년 남성 A씨가 계산대 앞에서 알바생에게 종이컵을 내던지며 반말로 시비를 거는 모습이 포착됐다. 이에 위협을 느낀 B씨는 계산대 안쪽으로 피했지만, A씨는 병 음료 몇 개를 가져와 계산한 뒤 이를 전부 바닥에 던져 깨뜨렸다.

그러면서 대뜸 반말을 이어가는 A씨에게 B씨가 반말로 대응하자 A씨가 행패를 부리기 시작했다. 화가 난 A씨는 급기야 B씨의 얼굴을 때리며 좁은 계산대 안으로 들어가 주먹과 손바닥으로 머리와 안면을 여러 차례 가격했다. 이에 B씨가 웅크리며 방어하자 A씨는 머리채를 잡은 채 폭행을 이어갔다.

이에 B씨는 얼굴, 복부 등을 맞고 전치 3주의 부상을 입었다. 피해자는 "(A씨가) 처음부터 시비를 걸듯이 반말을 계속했다"며 "참다가 저도 반말로 응대했더니 '어린놈의 XX가', '머리에 피도 안 말랐다'고 폭언하는 걸 들으며 머리채를 잡힌 채 계속 맞았다"고 말했다. B씨가 계산대의 112 비상벨을 눌러 신고한 뒤에야 A씨는 폭행을 멈추고 떠났다.

한편 B씨의 신고를 받고 처음 출동한 경찰이 남성을 붙잡지 않자 2시간 뒤 A씨가 편의점을 재방문해 행패를 이어간 것에 논란이 커지고 있다. 첫 출동 당시 경찰은 '영수증을 확보했다'는 이유로 A씨를 긴급 체포하지 않았다.

결국 경찰이 편의점 주변만 둘러보고 떠난 후 약 2시간 뒤 A씨는 같은 옷차림으로 다시 한번 편의점을 찾았다. A씨는 "아까 결제했다가 깬 음료수를 다시 내놔라."라고 말하는 등 그사이 교대한 다른 직원에게 다시 행패를 부리는 행위를 반복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현재 A씨가 남긴 영수증을 토대로 카드사를 통해 신원을 확인하고 있다. 초동대처가 미흡했다는 지적에 "현장에서 영수증을 확보했기 때문에 긴급체포 사안이 아니라고 판단했다"며 "검거해서 엄격히 수사하겠다"고 밝혔다.

김세린 한경닷컴 기자 celin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