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통계청·한국은행·금융감독원이 시행한 ‘2022년 가계금융·복지조사’ 결과를 보면 올해 3월 말 기준 가구당 부채(금융부채+임대보증금)는 9170만원으로 전년 대비 4.2% 증가했다. 가구당 부채가 9000만원을 넘은 건 2012년 가계금융·복지조사 시행 후 처음이다.
연령대별로 보면 15세 이상 경제활동인구 중 29세 이하 가구주의 부채가 5014만원으로 41.2% 증가했다. 이 중 금융부채는 4577만원으로 35.4% 늘었다. 저축액 대비 금융부채 비율은 2021년 135.4%에서 2022년 197.9%로 62.5%포인트 높아졌다.
50대와 60대 이상 가구의 빚 증가율도 각각 6.8%와 6.0%로 높은 편이었다. 30대(1.1%)와 40대(1.0%)의 증가율은 상대적으로 낮았다. 임경은 통계청 복지통계과장은 “29세 이하에서 올해 대출을 받아 전세보증금을 끼고 집을 산 가구가 많이 발견됐다”며 “그렇다보니 금융부채와 임대보증금이 증가해 전체적으로 20대에서 부채가 크게 늘었다”고 말했다. 지난해와 올해 초 집값 급등기에 대출을 받아 전세를 끼고 집을 산 20대가 많다는 것이다.
국민 전체적으론 재무 여건이 개선됐다. 가구당 평균 자산은 5억4772만원으로 부채(9170만원)를 뺀 순자산은 4억5602만원을 기록했다. 순자산은 가구주가 50대인 가구가 5억3473만원으로 가장 많았다. 전년 대비 증감률도 50대 가구가 14.6%로 가장 높았다.
자산 양극화는 심해졌다. 순자산 10억원 이상 가구는 2021년 전체 가구의 9.4%에서 올해 11.4%로 늘었다. 순자산이 7억~10억원인 가구 비율도 7.8%에서 9%로 높아졌다. 반대로 부채가 자산보다 많은 ‘마이너스 가구’ 비율은 3.0%에서 3.2%로 뛰었다. 다만 조사가 집값 하락 전인 올해 3월 이뤄진 만큼 현재는 순자산이 줄어든 가구가 많을 것으로 관측된다.
노후 생활에 대한 불안은 여전했다. 가구주가 은퇴하지 않은 가구(83.1%) 중 ‘노후 준비가 잘돼 있다’고 응답한 가구는 8.7%에 불과했다. ‘잘돼 있지 않다’고 한 가구는 52.6%였다. 가구주가 은퇴한 가구 중 ‘생활비에 여유가 있다’고 한 가구도 10.3%에 그쳤다.
황정환 기자 j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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