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 성폭행 오해로 동료 살해한 남성…징역 15년 선고

입력 2022-12-01 18:46   수정 2022-12-01 18:47


자기 아내를 성폭행했다고 오해해 직장 동료를 흉기로 찔러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40대 공무직 직원에게 중형이 선고됐다.

인천지법 형사15부(재판장 이규훈)는 1일 선고공판에서 살인 및 도로교통법 위반(음주운전) 혐의로 구속기소된 A씨(49)에게 징역 15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근거 없이 피해자가 자기 배우자를 성폭행했다고 의심한 뒤 범행했다"면서 "피해자는 사망 전까지 신체적·정신적으로 큰 고통을 입었을 것"이라고 판시했다. 또한 "유족들이 피고인에 대한 엄벌을 탄원하고 있다"며 "이 사건이 언론에 보도되면서 피고인의 의심이 사실인 것처럼 받아들여질 수 있어 피해자의 명예가 훼손되기도 했다"고 밝혔다.

다만 "피고인이 혐의를 인정하고 있다"면서 "사전에 계획한 것이 아니라 순간적 격분을 이기지 못해 범행한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앞서 검찰은 지난 10월11일 결심공판에서 "피고인이 자백하고 있긴 하지만, 피해자의 사망이라는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초래했다"며 A씨에게 징역 24년을 구형했다.

A씨는 지난 7월12일 0시5분께 인천 옹진군 한 섬에서 면사무소 동료인 공무직 직원 B씨(52)를 여러 차례 흉기로 찔러 살해한 혐의로 기소됐다.

그는 범행 당일 오후 피해자 B씨를 포함해 지인들과 함께 식당에서 술을 마신 뒤 자신의 주거지로 다 같이 이동해 술자리를 또 가졌던 것으로 밝혀졌다.

조사 결과 일행이 모두 귀가한 뒤 A씨는 잠긴 방 안에서 옷을 벗은 채 잠든 아내를 보고 술김에 B씨가 자기 아내를 성폭행했다고 오해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후 A씨는 술에 취한 상태로 약 4㎞를 직접 운전해 B씨에게 찾아가 범행을 저지른 뒤 자수했다. 범행 당시 A씨의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취소 수치인 0.150%였다.

경찰 조사에서 A씨는 "평소보다 술을 많이 마셔서 술김에 B씨를 오해했다"고 진술했다.

A씨의 아내도 참고인 조사에서 "성폭행당한 사실이 없다"고 밝혔다.

장지민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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