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간 매출 3700억원"…불황에도 건재한 아시아 미술시장

입력 2022-12-02 00:11   수정 2022-12-02 00:40


세계적인 경매사 크리스티가 홍콩에서 연 ‘가을 경매’가 주요 출품작 대부분을 판매하며 성공을 거뒀다. 세계 경제를 덮친 불황에도 아시아 미술시장이 건재하다는 뜻이다. “무슨 일이 벌어져도 명작 값은 절대 내려가지 않는다”는 속설이 다시금 증명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크리스티 홍콩이 1일 홍콩 컨벤션센터에서 연 기자간담회에서 프랜시스 벨린 아시아태평양지역 사장은 “경기 둔화에도 불구하고 이번 경매는 성공적”이라고 운을 뗐다. “지금까지 22억홍콩달러(약 3681억원)의 매출을 올렸고, 아직 몇몇 경매가 덜 끝난 점을 감안하면 매출액은 더 커질 것”이라는 설명이다. 당초 크리스티가 추정한 경매 규모(약 2040억원)에 비하면 50% 이상 높은 숫자다.

이번 경매에서 여러 작품이 작가 최고가 기록을 새로 썼다. 조안 미첼의 작품(약 139억원)과 장 폴 리오펠(약 77억원)이 대표적인 사례다. 마르크 샤갈의 작품이 대량으로 출품된 특별 경매, 중국 고가구 경매, 조각품 경매 등 낙찰률 100% 기록을 세운 경매도 많았다. 미술품 외에 와인(역대 최고)과 핸드백(역대 최고), 시계(역대 2번째) 등 판매도 호조를 보였다.

한국 작품들도 100% 낙찰률을 기록했다. 이성자와 박서보, 이우환, 하종현 등 거장들의 작품이 하나도 빠짐없이 모두 팔려나갔다. 현지 미술계 관계자는 “이번 경매에 나온 작품들이 워낙 수작이었고 가격도 좋았다”고 말했다.

경매 성공에는 크리스티 홍콩의 디지털 경매 플랫폼 보강도 큰 영향을 미쳤다. 벨린 사장은 “위챗과 온라인 경매 응찰 시스템 등 여러 디지털 플랫폼에 투자하고 있다”며 “한국과 일본에서 크리스티 인스타그램 계정 팔로워가 총 100만명 이상 늘어나는 등 소기의 성과를 거뒀다”고 했다. 크리스티안 알부 21세기 부서 책임자는 “미술관에서 소장할 만한 퀄리티의 작품 여럿을 출품작으로 갖고온 점도 주효했다”고 덧붙였다.

언제까지 미술시장이 ‘나홀로 호황’을 이어갈 수 있을까. 지금 미술품을 샀다가 큰 손해를 보게 되는 건 아닐까. 이런 질문에 알부는 “생각하기 나름”이라고 했다. “20세기 초 미국의 록펠러 컬렉션을 비롯해, 미술사에 남은 굉장한 컬렉션 중 상당수가 불황 때 만들어졌습니다. 미술품 가격이 저렴해진 덕분에 좋은 작품을 더 많이 모을 수 있었기 때문이죠. 똑똑한 사람들은 좋은 타이밍에 작품을 구매하곤 합니다. 지난해에 비해 작품값이 비교적 저렴한 지금이 그 타이밍이라고 생각합니다.”

홍콩=성수영 기자 syo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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