앱티스는 자체 개발한 신약 개발 플랫폼 기술 ‘앱클릭’을 론자에 제공하기로 했다고 4일 밝혔다. 론자가 국내 바이오 벤처의 기술을 채택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정상전 앱티스 대표(사진)는 통화에서 “론자가 글로벌 제약·바이오업계와 맺고 있는 폭넓은 네트워크를 활용할 수 있게 됐다”고 했다. 론자는 삼성바이오로직스 등과 함께 글로벌 톱 CDMO로 꼽힌다.
앱티스는 성균관대 약대 교수인 정 대표가 2016년 설립했다. 차세대 바이오의약품으로 주목받는 항체-약물 접합체(ADC) 신약 개발에 필요한 플랫폼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ADC는 항체에 독성 화학약물을 매달아 원하는 부위를 정밀 타격하는 이른바 ‘유도탄 신약’이다. 주로 항암제로 개발된다. 앱클릭은 항체와 약물을 효과적으로 연결해주는 기술이다. 엉뚱한 데서 분리되거나, 떨어져야 할 때 떨어지지 않으면 부작용이 크기 때문이다.
론자의 CDMO 사업은 반도체로 치면 파운드리, 즉 반도체 수탁생산인 셈이다. 바이오의약품을 대신 개발해 임상용 물질은 물론 상업화 제품까지 생산해준다. 론자는 고객사가 ADC 신약 위탁 개발이나 생산을 의뢰할 때 앱티스 기술 적용을 제안할 계획이다. 고객사가 이를 수용하면 앱티스에 로열티 수입이 생긴다. 정 대표는 “론자가 자신들의 CDMO 사업 ‘메뉴판’에 앱클릭 기술을 새로 추가한 셈”이라고 설명했다.
론자가 기술을 도입하는 덕분에 앱티스는 전 세계 ADC 개발사를 상대로 일일이 기술 마케팅을 하지 않아도 된다. 시장조사기관 리서치앤드마켓에 따르면 세계 ADC 시장 규모는 올해 59억달러에서 2026년 131억달러로 두 배 이상으로 커질 전망된다. 글로벌 대형 제약사뿐 아니라 유망 바이오벤처들도 ADC 신약 개발 경쟁을 펼치고 있다.
앱티스는 론자가 보유한 ADC 신약 개발·제조와 관련한 서비스도 제공받을 계획이다. 2024년 기업공개(IPO)를 목표로 세웠다. 바이오벤처 투자 중개 플랫폼 업체인 바이오북 도움을 받아 해외 투자자 유치 활동을 벌이고 있다.
한재영 기자 jyh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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