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해외서도 김치 익기 전 먹는다"…비비고의 '승부수'

입력 2022-12-05 15:16   수정 2022-12-05 16:23


배에 선적해 수출하면 한 달가량 푹 익는 탓에 현지 소비자들이 ‘신김치’ 맛을 볼 수밖에 없었던 수출용 김치가 이젠 제대로 된 맛을 유지해 해외 소비자 입맛을 공략한다. 만두 등을 앞세워 해외에 ‘비비고’ 브랜드를 알린 CJ제일제당이 대표 K푸드 김치로 승부수를 던진다.

CJ제일제당은 상온에서 12개월 동안 보관 및 유통 가능한 수출용 전략 제품 ‘비비고 썰은 김치(bibigo SLICED KIMCHI)’를 유럽에 출시했다고 5일 밝혔다. 김치가 수출국에 도착할 때까지 알맞은 숙성도를 유지할 수 있도록 한 발효제어기술이 포인트다.

깔끔한 김치 맛을 선호하는 글로벌 소비자 입맛에 맞도록 젓갈 없이 100% 식물성 원료로 담갔다. CJ제일제당은 “발효제어기술로 1년간 김치 맛에 영향을 미치는 산도와 배추의 조직감을 처음 상태로 유지할 수 있다. 신김치를 본래 김치 맛으로 알았던 해외 소비자가 제대로 된 한국 김치의 맛을 경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수출용 비비고 썰은 김치는 편의성과 현지 소비 특성을 감안해 소용량 파우치에 담았다. 발효 정도가 조절돼 파우치에 담아도 팽창하거나 냄새가 나지 않는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이달부터 유럽 핵심 국가인 독일 프랑스 영국 이탈리아 오스트리아 등에 판매되고 앞으로 동남아시아 중동 대양주(오세아니아) 남미 지역 등에도 선보일 예정이다.

미국·일본·베트남 등 현지 생산 가능한 국가에선 제품 카테고리와 유통 경로를 확대해나가기로 했다. 회사 측은 “시장점유율 50% 이상으로 확고한 1위 지위를 굳힌 베트남을 동남아 시장 확대 전초기지로 성장시킬 계획”이라고 말했다.

CJ제일제당은 앞서 올해 초 베트남에 ‘글로벌 생산→글로벌 수출(G2G)’ 모델을 적용한 해외 공장을 준공한 바 있다. 이를 통해 내년부터 베트남에서 생산한 김치를 곧바로 인접국인 태국, 말레이시아 등에 공급할 계획이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이번 상온 김치 수출을 계기로 글로벌 전략제품(GSP·Global Strategic Product) 사업 대형화에 속도를 낼 수 있게 됐다”며 “CJ의 한국 식문화 세계화 경영철학에 발맞춰 K푸드 대표주자 김치의 우수성을 알리는 데 앞장설 것”이라고 말했다.

김봉구 한경닷컴 기자 kbk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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