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장(戰場)에서 만났던 양국이 이런 상생의 성과를 거둔 것은 세계사에서도 의미 있는 협력 사례로 남을 것이다. 어제 회담에서 협의한 대로 핵심 광물 공급, 전력, 탄소중립 등 산업 분야를 위시해 안보, 지역 개발, 교육, 인적 교류 등으로 협력이 확대되길 기대한다.
글로벌 공급망 재편 등 급변하는 국제 정세를 보면 성장세인 베트남 경제에 주목하지 않을 수 없고, 양국의 관계 증진 필요성도 절감할 수밖에 없다. 무엇보다 대외경제에서 중국 비중을 줄여 나가는 게 절실하다. 경제 역동성이 큰 베트남을 비롯해 인구 대국인 인도네시아 인도 등 남아시아는 한국이 향후 10~20년간 전략적으로 승부를 걸 만한 투자와 시장 개척의 핵심 대상이다. 전 정부 때도 그런 이유로 ‘신남방정책’이란 외교 기치가 내걸렸으나 유감스럽게도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했다. 윤석열 정부는 첫 국빈 초청국으로 베트남을 선택한 만큼 남부 아시아권에서 구체적 성과를 내기 바란다.
개방·교역으로 발전해온 한국에 수출시장 다변화, 투자와 교류 다원화는 선택 차원이 아니라 불가피한 길이다. 혈맹의 미국도 중요하고, 큰 시장 유럽도 여전히 중요한 상대다. 하지만 복잡한 변수가 된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등을 보면 미국만 믿고 갈 수도 없고, 유럽 쪽도 한계가 있다. 패권적 행보를 일삼는 중국은 더하다. 코로나 충격이 가시지 않고 ‘글로벌 가치사슬(GVC)’이 새로 구축되는 지금이 우리에겐 ‘남방 시장’ 진출에 호기일 수 있다. 경제를 넘어 안보 차원에서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는 인도·태평양 지역 공조와 한·아세안 협력 강화 차원에서도 베트남을 다시 주목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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