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만의 소프트파워 신세계] 소프트파워 '클라우드→에지컴퓨터' 중심 이동

입력 2022-12-07 17:51   수정 2022-12-08 00:07

최근 자동차 블랙박스에 찍힌 영상을 소개하면서 다양한 사건 사고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방송 프로그램이 인기를 끌고 있다. 이 방송에서 소개되는 사례를 보면 많은 경우 운전자의 부주의가 사고의 원인이 되고 있다.

산업계에서는 이런 사고를 줄이기 위해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이나 지능형교통시스템(ITS) 등의 기술을 연구개발하고 있다. 이런 기술 개발에서 가장 어려운 점은 대부분의 교통사고가 순간에 일어나고 사고마다 그 행태가 다르기 때문에 판단의 즉시성과 적응성이 높게 요구된다는 것이다.

사고의 정확한 예측과 신속한 해결을 위해서는 먼저 현장에 다양한 사물인터넷(IoT) 디바이스가 설치돼 이들 디바이스에서 발생하는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클라우드에 보내 상황을 파악해야 한다. IDC는 2025년에는 우리 주변에 상존하는 IoT 기기가 발생시키는 데이터가 80제타바이트에 달할 것으로 예측했다. 현재의 네트워크 기술로는 이렇게 많은 양의 데이터를 빠르고 안전하게 클라우드에 전송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지능형교통시스템도 이와 같이 지역에서 발생하는 데이터를 교통관제센터(클라우드)로 보내 이를 기반으로 결정을 내리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순간적인 판단이 필요한 경우에도 거리에 따른 통신 지연 때문에 결과를 보낼 때는 이미 늦을 수도 있다. 더욱이 개인정보 보호 문제로 차량 관련 개인정보는 알 수 없기에 운전자의 사고 이력이나 운전 패턴을 미리 인지해 사전 예방에 활용하기도 어렵다.

이런 문제 해결의 핵심은 문제가 발생하는 곳에서 그 원인을 파악하고 해결책을 제시하는 것이다. 즉 서비스 요구가 있는 곳(에지)에 클라우드와 같은 자원 공유 지원 시스템을 가깝게 위치시켜 실시간 처리 지원 시스템을 갖추는 것이다. 이것이 요즘 각광받고 있는 에지컴퓨팅으로 현장에서 발생하는 데이터를 바로 처리할 수 있도록 해 비디오 분석과 같은 실시간성이 높은 서비스에 최적화된 결과를 낼 수 있다. 또한 네트워크 지연이나 고장으로 인한 클라우드 서비스 중단 시에도 지속적인 서비스 지원이 가능해진다. 더 나아가 원 데이터에서 의미 없는 부분을 걸러내거나 데이터의 조합에 따른 의미를 부여함으로써 클라우드의 컴퓨팅 부하를 낮춰 성능 향상을 꾀할 수 있다. 더불어 프라이버시에 위해를 가할 수 있는 데이터는 에지로 국한해 개인의 정보를 보호할 수 있는 동시에 이를 활용한 개인화 서비스도 가능하다.

5세대(5G) 통신, 교통 통제, 스마트 공장 등 다양한 도시 공간에 에지컴퓨팅이 적용되면서 현장마다의 다양한 특성과 새롭게 나타나는 현상을 빠르게 학습해 효율적으로 대처하는 것이 새로운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이는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해 해결할 수 있으며 크게 두 핵심 방향으로 연구개발이 이뤄지고 있다. 하나는 무수히 많은 지역 사이의 공통적인 부분을 찾아내는 동시에 이를 기반으로 각 지역의 특성에 맞도록 개별 학습하는 모델을 개발하는 분야(AI for 에지)다. 연합메타학습, 점진적 학습, 강화학습 등이 핵심 기술로 활용된다.

그다음은 현장에서의 빠른 판단을 위해 에지에 있는 서버뿐 아니라 IoT 디바이스에서도 기계학습 알고리즘을 병렬로 학습하고 실행시키기 위한 모델을 개발하는 분야(AI on 에지)며 분산 학습, 연합 학습 등이 주로 쓰인다. IoT, 네트워크, 인공지능 기술의 발전이 더해갈수록 에지컴퓨팅이 도시 공간에 보이지 않는 손으로 작동해 우리 주변에서 일어날 수 있는 사고를 사전에 감지해 자동으로 대처하는 ‘물리 공간의 소프트화’가 점점 가까워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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