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사진)이 7일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 대표를 선출하는 방식을 둘러싼 내부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는데 대해 “유승민 한 명 이겨보겠다고 전대 룰을 바꾸겠다는 건 삼류 코미디 같은 이야기”라고 비판했다.
유 전 의원은 KBS라디오에 나와 “차기 총선에서 승리하려면 수도권을 잡는 게 가장 중요한데, (전대 룰 변경은) 이 민심에서 멀어지겠다는 것”이며 이같이 말했다.
국민의힘은 현행 7 대 3인 당원 투표와 여론조사 비율을 9 대 1로 바꿀지 여부를 놓고 당내 의견이 갈리고 있다. ‘당 대표는 당원이 뽑아야 한다’는 주장과 ‘총선 승리를 위해 민심을 더 반영해야 한다’는 논리가 맞붙고 있다.
유 전 의원은 “9 대 1 얘길 하던데 민심을 확 줄이고 당심을 키우자는 것 아닌가”라며 “축구하다 갑자기 골대를 옮기는 법이 어딨나”라고 지적했다.
그는 “차기 당 대표는 총선을 이겨야 하는데 수도권이 제일 중요하다”며 “수도권이 국회 지역구 의석 중 절반인데 121석 중에 우리가 18석으로 압도적으로 뒤지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다음 총선에서 패배하면 윤석열 정부가 진짜 하고 싶은 개혁을 5년 내내 하지도 못하고 식물 정부가 될 수 있다”며 경고했다.
유 전 의원은 차기 당 대표 출마 여부에 대해 “정말 진지하게 검토 중이다. 전당대회 날짜와 룰이 정해지면 결심을 밝히겠다”고 했다. 그는 “현행 룰 그대로 가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며 “전대 룰을 어떻게 바꿀지 모르겠지만 지금 당의 권력을 잡고 있는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핵심 관계자)들이 민심을 두려워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주호영 원내대표의 ‘수도권 대표론’으로 촉발된 ‘윤심(尹心) 논란’에 대해선 “대통령의 경선 개입, 공천 개입, 선거 개입은 절대 안 된다”며 “관저에 사람들 불러 밥 먹고 하는 거 다 좋다. 윤핵관만 만나지 말고 야당 원내대표도 만나고 의원도 만나고 국민들과 소통해야 한다”고 했다.
이날 뉴시스가 여론조사 전문기관 국민리서치그룹과 에이스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4~6일 3일간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3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당 대표 적합도에서 유 전 의원이 33.6%를 얻어 1위에 올랐다. 나경원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 12.5%, 안철수 의원 10.3%, 김기현 의원 4.9%이 뒤를 이었다.
서희연 기자 cub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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