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이 같은 방식이 갖는 문제점도 있다. 디지털 플랫폼을 이용한 선거는 PC, 태블릿, 스마트폰 등을 잘 활용할 수 있어야 하므로 디지털 활용 능력이나 디지털 플랫폼 접근성이 떨어지는 디지털 비친화적인 계층의 경우 소위 ‘디지털 혹은 정보 격차(digital divide)’라고 불리는 형평성의 문제가 생긴다. 또한 모든 선거운동을 비대면 방식으로만 하고 전자투표방식으로 투표한다면 후보자와 유권자 사이의 대면접촉이 줄 수 있는 친밀감과 후보자에 대한 관심도 줄어든다. 실제로 여러 대학교에서 총장 선거를 전자투표방식으로 하고 있는데 이 경우 총장 후보자와 교수 사이의 대면접촉 부재로 선거의 관심도가 떨어지기도 한다. 물론 총장선거를 전자투표 방식으로 하는 경우 유권자인 학교 구성원의 투표권 행사가 손쉬워 많은 구성원이 투표에 참여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총장 선거를 디지털 공간에서 할 때 최종 선택된 총장 후보자는 소위 ‘아바타’ 같지 않을까. 또한 공정하고 안전한 선거가 이뤄지는 것을 담보하기 위해 보안성 및 안정성이 높은 디지털 기술에 기반해야 할 텐데 그런 기술적 수준을 확보하고 있는지 염려도 된다.
우리나라는 디지털 강국이지만 전자투표 방식의 총장 선거에서 어떤 문제점 혹은 부작용이 생길지 미리 다양한 시뮬레이션을 통해 예측하고 이에 대비해 사후약방문이 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점점 빨라지고 있는 디지털 환경 변화에 적절히 대응하기 위해서는 충분한 시간적 여유를 두고 살피면서 검토해야 할 일이 많을 것 같은데, 선거는 바로 코앞이라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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