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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거대 석유 기업 엑슨모빌이 자사주 매입 규모를 500억달러 규모로 확대한다. 미국과 유럽의 정치권을 중심으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막대한 이익을 거둔 에너지 기업들을 겨냥해 초과이익 환수제 등을 강구하고 있지만, 엑슨모빌은 이에 아랑곳하지 않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엑슨모빌은 8일(현지시간) "내년에 끝나는 현행 300억달러 규모의 자사주 매입을 오는 2024년까지 500억달러 규모로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에 대해 "전 세계적인 생활비 위기를 몰고 온 에너지값 폭등 국면에서 엑슨모빌은 자사주 매입 등을 통해 초과이익을 투자자들에게 환원함으로써 정치적 비난을 돌파하려 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 10월 엑슨모빌을 비롯한 에너지 회사들을 겨냥해 "전쟁이 격화되는 동안 얻은 이익을 주식을 되사거나 배당금을 위해 사용해서는 안 된다"고 비판했다. 원유 탐사 및 시추 등 생산을 늘리기 위한 신규 투자에 초점을 맞추라는 압박이다. 그러나 엑슨모빌은 이번 자사주 매입 확장 결정을 통해 또 다시 증산보다는 투자자 환원을 선택했다.
이 같은 전략을 고수한 덕분에 엑슨모빌 주가는 전반적인 하락장에도 불구하고 올해 들어 현재까지 69%나 급등했다. 대런 우즈 엑슨모빌 최고경영자(CEO)는 "지금까지 본 결과로는 우리가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는 게 맞다"고 말했다.
엑슨모빌은 올해 약 220억달러였던 에너지 관련 투자액은 내년에 230억~250억달러로 소폭 늘리기로 했다. 회사 측은 "브렌트유 기준으로 유가가 배럴당 60달러라고 가정할 때 내년엔 하루평균 370만 배럴의 석유 생산량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또 2027년까지 탄소 감축 관련 프로젝트에 대한 지출을 현행 150억달러에서 170억달러로 증액키로 했다. FT는 "엑슨모빌의 투자 계획은 코로나19 타격 직전인 2019년에 비해 훨씬 낮다"고 전했다.
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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